매일신문

한국, 약체 남아공과 사투 '망신살'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아시아 야구 강호 한국이 네덜란드에서 열린 야구월드컵에서 최약체로 평가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믿을 수 없는 졸전을 펼치며 망신을 당했다.

한국은 A조의 약체팀인 남아공과 스웨덴 가운데 1팀만 잡으면 무조건 8강에 올라가는 상황이라서 12일(한국시간) 남아공전에서 그 어느 누구도 한국의 콜드게임승을 의심치 않았다.

남아공은 A조 예선에서 6전 6패를 기록한 팀으로 특히 네덜란드에 2-20, 캐나다에 1-12, 중국에 1-11로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등 이번 월드컵 참가팀 가운데 전력이 가장 약하기 때문이다.

중국전 승리로 8강행을 확신한 한국대표팀은 남아공과 스웨덴에 대해서는 마음을 놓은 채 전력분석팀을 가동하지 않아 상대팀에 어떤 투수들이 있는지도 전혀 모른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는 참혹스러운 수준이었다.

한국은 이날 남아공전에 비주전급 투수인 김문수를 넣었다가 4회 선제 투런포를 맞아 비틀거렸고 1-2에서 5회말 간신히 2점을 뽑았지만 이 또한 남아공 중견수가 평범한 뜬공을 놓쳐 얻은 점수라는 점에서 자칫하면 질 뻔했다.

특히 남아공 선발 투수 칼 마이클스에게 무려 13회까지 제대로 손도 못 대보고 말려든 것은 치욕스런 일이었다.

마이클스가 이날 13회까지 던진 공은 무려 200개로 한국은 13회말 무사 2,3루에서 마이클스의 200개째 공이 폭투가 되면서 간신히 승리를 건졌고 경기가 끝나자 관중은 오히려 마이클스에게 박수를 보냈을 정도.

이날 후속 경기를 위해 에인트호벤 야구장을 찾은 호주야구대표팀은 한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연장전을 하며 고전을 거듭하자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쳐다봤고 어떤 선수는 "한국팀 맞어?"라고 물어볼 정도.

김소식 한국대표팀 단장은 "물론 우리가 너무 방심한 점도 있지만 이게 한국야구의 현주소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면 애국심을 가지고 몸을 던지려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정택 대표팀 감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음 편하게 이겨본 적이 없다. 나도 답답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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