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마을버스가 위기다. 버스 1대당 하루 평균 수입금은 3만702원이다. 운송 원가 12만2천611원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용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일 평균 이용객 88명, 시내버스 416명에 비해 5분의 1정도 수준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하철 2호선 개통과 버스준공영제를 앞두고 마을버스를 없애자는 얘기까지 공론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버스 얼마나 어렵나
11일 오후 1시 동신여객에서 운영하는 6-1 마을버스 안. 손님이 없다. 주말이기 때문에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 고작 2, 3명이 차 안에 있으며 드문드문 1명씩 내리고 타는 것이 전부.
버스 운전기사는 정류장에 차를 세워놓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보기까지 한다. 한참을 서 있다 다음 정류장으로 가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6-1번은 달서구 청소년수련관을 출발, 비둘기아파트-월곡초교-상인네거리-달서구청-월성초교-선호유치원까지 14.6km 구간을 돌며, 55분 정도 걸린다.
동신여객 김기태 대표는 "손님이 너무 없어 마을버스를 그만두겠다고 수차례 선언했지만 공익적인 입장, 시의 적극적인 만류로 인해 지금껏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라리 손님이 거의 없는 새벽시간, 저녁시간에는 운행을 없애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대표는 현재 마을버스 수익금으론 버스 운전기사 월급 100만 원도 주기 힘들다고 한다. 그는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는 등 장기적으로 볼 때 대구의 마을버스는 다른 형태로 운영되거나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에 운영되는 마을버스 노선은 모두 6개. 그나마 6-1을 비롯한 5, 6, 9번은 사정이 나은 편. 2, 7번은 그야말로 빈차로 다니는 날이 허다할 정도이다. 동구 반야월 방면을 운행하던 8번 노선은 지난 2001년 7월에 아예 없어졌다.
◇개선책은 없나
지난 1999년 8월 대구시는 대중교통 불편지역과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하철 역 연계, 시내버스 보조역할 등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를 손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마을버스 도입을 계획했다.
같은 해 12월 마을버스에는 7개 노선, 31대 버스가 투입되고 2000년 5월부터 모든 노선이 운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간 이용객들이 늘어나는 듯 했지만 2003년부터 줄어들기 시작, 이내 적자로 돌아섰다.
대구시 대중교통과는 현재 대중교통의 이용률 저조, 마을버스 노선이 시내버스와 겹치는 구간이 많은 점, 2번 이상 갈아타기 싫어 하는 심리 등이 마을버스 이용률을 줄이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이 때문에 마을버스 업체들은 시간조정과 운행중단 심지어 등록취소까지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는 당분간 유가보조금을 받으며 참아달라고 하고 있지만 업체들의 경영난은 이미 한계에 이른 것.
대구시 서동달 버스운영담당은 "마을버스가 큰 손해를 보며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내버스와 같은 다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하철 2호선과의 편리한 연계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노선 조정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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