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앞둔 9월 정기국회 분위기가 예년같지 않다. 기자실에는 의원회관으로부터 쏟아지던 자료가 줄어들었고 의원회관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 보따리만 분주하게 움직인다.
과거에 국회의원들은 9월 정기국회를 기다려 왔다. 한 건 터뜨려 언론을 타기 위한 호기로 보고 보좌진을 재촉해 얼굴알리기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눈에 띄게 열의를 보이는 의원들을 찾아 볼 수 없다.
이를 두고 의원과 보좌진은 정부 탓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감사원에 특별감사 지시를 한 만큼 일단 감사원의 회초리를 피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국회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대한주택보증의 경우 3중 감사를 받는 처지다. 100억 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지원된 데는 자체 감사를 벌여야 하는 자체 규정 때문에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감사를 받고 이어 감사원과 국회의 감사도 차례로 받아야 한다.
공기업의 입김이 세진 것도 국감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보좌진의 지적이다. 예전에는 실무자에게 직접 전화해 자료를 받았지만 노조가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는 것까지 간섭하면서 자료입수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인배 의원 측은 최근 '공기업 편법 임금인상' 자료가 기사화되자 해당 기관들의 노조가 "그런 자료를 공개할 때 왜 우리랑 먼저 상의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하는 등 '노조들의 등살이 너무 심하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만으로 국감을 앞둔 분위기가 맥빠져 있다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문제점을 파헤치는 '파이팅'있는 의원들이 없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이제 국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회를 초선의원들에게 넘겨 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부 초선들은 "처음이라서 잘 모르고 앞으로 몇 번을 더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무리해서 되겠느냐"며 한발 빼는 등 벌써부터 김빠진 국회를 예고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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