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성인오락실이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업 중이다.경제난, 실업 등의 영향으로 청년, 주부들이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 수백~수십만 원을 잃는가 하면 하루라도 오락실을 찾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중독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거리마다 눈에 띄는 수많은 성인오락실은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는 계층의 호주머니를 노리며 갈수록 그 수가 늘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3월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게임제공업소의 경품취급 기준고시 개정안'을 제정했지만 이들 업소의 불·탈법 영업은 숙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업자들은 '자신만의 수법(?)'으로 여전히 수익을 창출하며 관계당국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었다.
▲업자의 '수익창출 수법'
성인오락실 업주(55)가 털어놓은 프로그램 승률조작은 의외로 간단했다.
#수법1=성인오락기의 프로그램 기준점은 '20'으로 맞춰져 있다. 인위적으로 20 보다 낮추면 사이클이 늘어나게 되고 승률은 떨어진다. 여기서 사이클이란 같은 그림이 돌아오는 시간을 뜻하며, 보통 50만 회전이 기준이다. 이 사이클 속에 속칭 '터지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
문광부의 고시안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돌린 프로그램은 9천번(1시간 9만 원 투입) 돌아가도록 돼 있기 때문에 같은 그림이 돌아오는데는 한달 반 내지 두달이 걸린다. 업자들은 기준점을 낮추도록 조작해서 한 사이클이 돌아오는 시간을 늦추고 수익을 얻는다.
#수법2=일부 업자들은 오락기의 '바'(BAR) 갯수를 조작한다. 한 사이클, 즉 50만 번 회전하는 중에 '4바'(속칭 대박)가 100개로 정해져 있다면 이를 마음대로 줄이거나 늘일 수 있다. 보통 일주일 단위로 바 갯수를 늘이고 손님을 끌어모은 뒤 바 갯수를 줄이는 수법을 쓴다. 기계 30대를 갖춘 업소 중 10대는 조작된 기계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명 '대구리'(대박이 터지는 것)는 오락실 주인이 평소 알던 단골들에게 돌아가게 한 뒤 입 소문을 퍼뜨리는게 보통이다.
#수법3=당첨금 배당을 낮추거나 줄이는 방법도 있다. 가령 한 사이클에서 최고 대박의 당첨금액을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려주는 대신 최저 당첨금액은 20만 원에서 5만~10만 원으로 낮추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최고 당첨금에서 본 손해액을 최저 당첨금에서 메꿀 수 있다는 것.
오락실 업주는 "구슬을 이용하는 일본에서는 승률조작이 힘들지만 대부분 국내 게임기는 디지털화돼 있어 조작이 쉽다"며 "단속 공무원이나 경찰도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불·탈법 영업을 단속하기 어렵다"고 했다.
▲게임업소가 개·폐업을 반복하는 이유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의 성인오락실은 2002년 700여 곳에서 올초 860여 곳으로 늘어났고 7월 말 현재 또다시 30곳이 더 늘어났다.업소가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적은 투자로 고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폐업이 빈번한 것은 오락기계의 유행이 4~8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오락실 업주 김모(44)씨는 "하루 매상이 100만,200만 원만 되면 4개월 동안 투자비용(약 1억 원)을 고스란히 찾고 새로운 곳에서 개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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