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장발달-1분도 책상에 못앉아 있어

문 :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1분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합니다. 억지로라도 읽게 하면 짜증을 부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기질적으로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해당되는 일반적인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상처가 될 만한 가정 문제가 있었거나 현재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 번째는 집중력과 관련되는 뇌 신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학습 수행 능력과 연관된 뇌의 전두엽에 이상이 있으면 지능이 좋아도 학습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는 전문의와 상담해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세 번째보다 두 번째 경우 치료가 더 어렵습니다. 가정이나 학교 등 주위 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치료에 동참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첫 번째 경우에 포함되는데 개선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살펴보면 부모의 조급증이나 과욕 등이 원인인 사례도 많습니다. 무언가를 잘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부모가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재미없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 동기를 확실히 부여하는 것이 전제돼야 합니다. 또 여기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기 부여라고 하면 부모님들은 대개 장래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아이에게 현실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당장 오늘 왜 해야 하는지를 깨닫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집중하는 시간이 짧다고 나무라서도 안 됩니다. 잠깐이라도 집중한다면 여기에 만족하고 칭찬을 해야 합니다. 쉬었다가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등을 두드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유보춘(종로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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