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들 부르면 어디서나 동극 공연

동화 매력 전파 '색동어머니회'

동화는 어린이의 감성 수준에 꼭 맞는 글과 그림으로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촉매제다. 엄마·아빠와 함께 호흡하며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교육 효과는 무한하다. 동화를 읽어주고 동극 공연을 하며 동화의 매력을 전파하는 '색동 어머니회'를 만났다.

"딱딱이(연극의 주인공 딱따구리)가 어디로 숨었을까?"

사냥꾼이 수풀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자 객석에서는 난리가 났다. "저기 있어요. 수풀 뒤에 숨었잖아요. 저기! 저기!"꼬마 관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객석은 떠나갈 듯했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초대된 1, 2학년 학생들은 나무를 쪼아 구박만 받던 주인공 '딱딱이'가 나무를 괴롭히는 벌레들을 모두 쪼아 나무 할아버지의 병을 고치게 된다는 줄거리의 연극을 통해 누구나 제 몫의 역할이 있다는 교훈을 새겼다.

지난 7일 오전 11시, 대구 남부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색동어머니회의 '동화잔치 한마당'. 회원들은 동극 '딱딱이의 보석부리' 공연과 동화구연, 동요 부르기, 퀴즈 놀이 등을 하며 아이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색동 어머니회'는 '동화 읽어주는 엄마들'로 잘 알려져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동화구연 행사 대부분은 색동 어머니회 회원들이 맡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매년 10여 차례의 공연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호흡한다. 도서관은 물론 남양학교, 성보학교, 애망원 등 아이들이 부르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김혜영 색동어머니회 대구지회장은 "회원들이 연극을 위한 대본을 쓰고, 캐릭터 복장을 준비하고, 음향까지 녹음하는 등 거의 모든 일을 손수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봉사 단체지만 원한다고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색동어머니 대구지회에서 개최하는 어머니 대회 또는 색동회가 주최하는 전국동화구연대회 등에서 입상해야만 회원이 될 자격이 주어지는 것. 또 이후 연수과정을 수료하고 정해진 봉사활동을 이수해야만 동화구연가로 활동자격이 생긴다.

'색동 어머니회'가 추구하는 것은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아름다운 정서를 심어주는 것. 이야기는 책으로 읽는 것보다 육성으로 전해질 때 더욱 전달력이 커지기 때문에 '동화구연'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 동화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배제되고 감동과 교훈을 주는 내용들로만 구성돼 있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바른 심성을 길러주는데도 효과적이다. 다만 동화를 너무 교육적인 목적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혜영 회장은 "이야기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감동만으로도 동화의 효과는 충분하다"며 "자꾸 내용을 되물어 확인하고, 교훈적인 내용을 주입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화구연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매일 밤 10분씩이라도 동화를 읽어주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자녀와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지고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사진-색동회 어머니들이 남부도서관에서 공연한 동극 '딱딱이의 보석부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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