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 9·11 영화화 움직임 논란

지난 4년 동안 침묵을 지켜온 할리우드가 마침내 지난 2001년 미국 사회를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9·11 테러를 영화 소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2개 영화사가 이미 앞장을 서고 있고, ABC 방송은 9·11 테러 5주년을 앞둔 내년 미니시리즈를 방영하는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다 9·11 참사 이후 뉴욕의 변화상을 그린 '더 그레이트 뉴 원더풀'(The Great New Wonderful)이 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폭스뉴스가 12일 전했다. 이미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은 지난달'인사이드 9·11'이라는 제목으로 4시간짜리 다큐멘터리물을 방영했다. 다만 NBC는 자체 미니시리즈 방송을 기획했으나 최근 특별한 설명없이 이를 취소했다.

시라큐스 대학에서 팝 문화를 강의하는 로버트 톰슨 교수는"이제 영화나 TV가 9·11을 소재를 삼아도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9·11 비극을 영화화하려는 이 같은 할리우드의 움직임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희생자 유가족과 보수적 인사들은'미국의 비극'을 영화화하려는 것은"영혼보다는 돈을 숭상하는 배금주의의 산물"이라며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11로 남편을 잃은 올해 43세의 주부 테레사 리카르델리는"나는 절대 그런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고 내 아이들도 그런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을 생각"이라며 "9·11 영화 제작은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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