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제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삼성이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측에 대선자금을 전달한 장소가 홍석현 주미대사가 살던 서울강남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었던 사실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13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세풍' 사건 수사기록 등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의 동생 회성씨는 1997년 9∼11월 4차례에 걸쳐 60억원을 서울 압구정동 모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전달받았다고 대검 중수부에서 진술했다. 이회성씨는 검찰에서 60억원을 현금과 수표로 섞어서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누구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했다.
이런 진술은 삼성측 정치자금 전달책을 맡았던 것으로 지목된 김인주 당시 삼성재무팀장(현 삼성 구조조정본부 사장)의 진술과 상당 부분 일치해 향후 검찰 수사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주씨는 "1997년 9월 초 서울 압구정동 모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이회성씨를만나 자기앞수표 1만매 10억원을 직접 건네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당시 대선자금이 오간 문제의 장소는 공교롭게도 홍석현씨가 거주하던 아파트라는 점에서 홍씨가 대선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중간 전달자' 역할을 한 게 아니냐고 오마이뉴스는 추정했다.
홍석현씨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이회성씨를 '우리집'으로 오라고해서 2개를 차에 실어 보냈다"고 얘기한 부분이 담긴 '안기부 X파일' 녹취보고서(19 97년 9월9일자)도 홍씨의 중간 전달자 가능성을 짐작케 해주는 기록이다.
또, 오마이뉴스는 세풍 수사기록과 공판기록, 안기부 X파일 등을 종합하면 삼성이 이회창 후보측에 90억원 이상을 전달했고 홍석현씨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삼성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참여연대가 '안기부 X파일' 내용을 근거로 고발한삼성의 대선자금 제공설과 관련, 이런 진술들이 들어있는 세풍 사건 수사기록을 대검 중수부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따라서 안기부 X파일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도 이미 홍석현씨가 삼성의 대선자금 전달책을 수행한 정황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 향후 수사행보가 주목된다.
검찰은 홍석현씨가 주미대사에서 퇴임한 후 귀국하면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이회창 후보측에 대선자금을 전달하는데 관여했는지와 당시 전달한 정확한 액수는얼마인지, 중간에서 가로챈 자금은 없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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