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고위관리들 줄사퇴 예고

재난 늑장대처 책임

마이클 브라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이어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있는 미 관리들의 사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라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재해 복구와 구호작업을 총괄 지휘하는 연방정부 최고 책임자가 자진사퇴했지만 관료주의적 행태로 더 큰 재난을 불러온 정부 관리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늑장대처에 대한 미 국민의 성토 대상은 연방 및 주(州), 지역의 각급 정부 관리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브라운 청장에 이어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고위 관리들은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이 대표적이다. 처토프 장관은 2주 동안이나 카트리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미 국립기상대는 카트리나 상륙 하루 전에 이미 4급 허리케인으로 보고 엄청난 재난 가능성을 경고했었다.

FEMA를 감독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으로서 그는 뉴올리언스의 80%가 물에 잠겼음에도 불구하고 둑 붕괴의 심각성을 간과해왔다. 블랑코 주지사는 중앙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경질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뉴올리언스가 무정부상태에 빠져가고 있는데도 뒤늦게 주 방위군을 파견하는 등 관료주의적 행동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내긴 시장은 초기에는 필사적인 구조요청으로 호응을 받기도 했지만 피해 지역에서 더 많은 주민들을 더 빨리 이주시킬 수 있었던 수단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밖에 버지니아 런던 카운티 보안관인 스티브 심슨을 비롯해 재난 초기 외부지원이 제대로 수용되지 못한 과정에 다수의 주 정부 관리들의 책임도 제기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가상의 허리케인 팸(Pam)에 대한 재난 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5일간 훈련을 실시했지만 실제 상황이 닥치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정부의 위기 대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재난대처에 대한 연방 정부의 실패를 자인했다.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테네시·공화)은 문제는 총체적인 시스템에 있으며 결정을 내려야할 사람들이 이를 망설였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지애나주 출신의 데이비드 비터 상원의원은 "이번 재난은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며 전반적인 관료주의의 폐해를 드러낸 것"이라며 "연방재난관리청의 모든 관료주의적 요소들이 버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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