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지하의 사상기행> 연재를 시작하며...

'새로움' 찾아 모두 함께 가보자

'대혼돈(Big Chaos)'의 시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 시민에서부터, 사상가들까지 저마다 '희망봉'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과학기술도, 어떤 탁월한 이론도 혼돈의 시대를 헤쳐나갈 대안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서양에서는 '이스트 터닝(East Turning)·동풍(東風) '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대안을 동아시아에서 발견하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과 에코', '생명학과 평화'에 대한 통합 몸부림이다. 1980년 후반부터 줄곧 생명 사상과 환경, 동서양 사상의 통합문제에 천착해 온 김지하 시인(영남대 석좌교수)이 매일신문을 통해 그 대안을 찾아 고민해본다. 본지는 매주 한 차례씩 '김지하의 사상기행'을 연재한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루해서 우리 스스로 죽고 말 것이다. 2002년 '붉은 악마'와 한껏 불고 있는 '한류'에서 나는 그 새로운 무엇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하기 전에 그 새로움을 찾겠다는 결의부터 해야 한다.그리고 그것은 인구의 78%를 차지하는 10대, 20대, 30대 초·중반 남녀의 새로운 민족문화, 새로운 동아시아 태평양문화, 새로운 지구·우주문화일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 신세대 앞에 돌려주는 것. 그것이 지루해서 죽고만 싶은 세대와 신세대의 의무요 마땅히 할 일이다.

난 일찍이 그 일이 곧 나의 일임을 깨달았다. 그 점에서 나는 아무리 돈이 없고 권세가 없어도 남이 누릴 수 없는 행복을 누린다.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물 흐르듯 지상강의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될는지? 어디에서도 한두 번은 멈춰 생각하면서 가고 싶다.

그러나 도리어 그것이 그리 쉬울 것인가?

더욱이 이것이 인터넷에 연속되어 살아 생동하는 '하늘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될 수 있을 것인가?

전라도 반란군 동학당의 경상도 본거지에서의 강의.

난 이것이 재미있다. 대구에서의 지속적인 생명의 발신, 토론, 생명들!

앞날에. 민족의 앞날에 눈부신 햇빛이 예감된다. 모두 건강하게 웃고 떠들면서 함께 가보자.

분명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다.

내 강의는 몇 가지 뼈대, 또는 순서를 지닌다. △전 문명사적 대전환(후천개벽) △동서양 사상의 통합 △아시아, 르네상스(중앙 아시아, 동북 아시아 포함) △평화적 세계 문화 대혁명(복합한류의 시작) △한국의 사상·문화의 생명학적 종합, 파급 △나의 정신사 △감옥에서의 사유 △그 이후 30년 사유의 매듭들 △세계의 동향(생명사상) △오늘 유럽, 아메리카의 요구에 대하여 동아시아가 대답한다 △신세대의 쌍방향 통행 △과거에의 신화적 접근과 미래에의 멀티미디어적 초과학적 접근의 동시진행과 '입고출신(入古出新)' 등 이런 것이 될 것이다. 신세대와의 상호소통을 위해 동영상으로도 제공될 것이다. (www.zha.co.kr, www.neoeast.co.kr, http://cmet.yu.ac.kr/)

▨ 약력

△1941년 2월 4일 전남 목포생(본명 김영일) △1964년 대일 굴욕회담 반대운동 관련 투옥 △1966년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 졸업 △1970년 풍자시'오적'관련 투옥 △1974년 민청학련 사건 관련 사형 선고 △1976년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로오터스'특별상 옥중 수상

△1979년 브루노 크라이스키 인권상 수상 △1985년 생명협동운동'한살림'창립

△2003년'생명과 평화의 길'이사장 △2005년 영남대 석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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