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는 누가 될까

딕 아드보카트(58.네덜란드) 감독이 차기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아드보카트 체제 하에서는 과연 어떤 선수들이 중용되고, 결국 2006 독일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록 독일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해 큰 틀의 변화는 힘들다 해도 새 지휘관의 부임으로 대표팀 내 새판짜기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 동안 해외파를 포함해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밑에서 주전자리를 꿰찼던 태극전사들은 물론 철저히 소외당했던 선수들도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주전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선수들의 개인 이력과 특.장점을 파일화하고 본프레레 감독 체제에서 치른 25경기 전부를 동영상 자료로 만들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전달,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와 선수 파악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초기엔 축구협회가 제공하는 정보를 선수 선발의 1차적인 자료로 활용하겠지만 이후엔 직접 '옥석가리기 작업'을 진행할 것이 뻔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직선적인 성격에 고집도 강해 한번 눈에 든 선수에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반면, 눈 밖에 난 선수는 가차없이 팽개칠 만큼 선수 장악력이 뛰어나다.

'본프레레호의 황태자'였던 스트라이커 이동국(포항)을 비롯해 정경호(광주), 유경렬(울산), 김동진(서울), 김진규(이와타) 등 전임 감독에 의해 재발견되고 고평가돼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도 이젠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K리그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굳혀가기 시작한 박주영, 백지훈(이상 서울) 등 '영건'들도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2002한.일월드컵 4강 주역이면서도 이후 부상 등으로 대표팀과는 좋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던 김남일, 송종국(이상 수원), 이천수(울산),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이나 올림픽대표 출신으로 본프레레 감독에게는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조재진, 최태욱(시미즈S펄스), 최성국(울산) 등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드컵 4강의 산파' 구실을 했던 핌 베어벡이 수석코치로 다시 부임하면서 한.일월드컵 멤버들이 다시 중용될 가능성도 높다.

베어벡 코치는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안정환, 황선홍의 추가 발탁과 김남일의 발굴 등 대표선수 수급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던 인물이다.

한편 '토털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셸 아래서 코치 수업을 받아 '작은 장군'으로 불리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을 두 차례 맡으며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즐겨 구사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클럽 글래스고 레인저스 감독 시절(98-2002)엔 3-4-1-2 포메이션을 쓰는 등 탄력적으로 팀을 운영해와 스리백 수비라인에 익숙해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전 외국인 지도자들과 같은 큰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란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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