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석규 "나이 들수록 도전 욕심 커져"

한석규(41)가 코미디로 돌아왔다.

29일 개봉하는 '미스터 주부 퀴즈왕'(감독 유선동)에서 그는 하이힐에 속눈썹까지 붙여가며 여장도 하고 우당탕탕 넘어지는 허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가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전업주부 진만이 그가 맡은 역이다.

왜 갑자기 코미디냐고? "따지고 보면 예전에 '닥터 봉'도 있었고 'No.3'도 있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특유의 저음에 이어지는 것은 "코미디라서가 아니라 '마음이 동(動)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출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13일 '미스터 주부 퀴즈왕'의 첫 시사회가 끝난 뒤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한석규와 마주 앉았다. 그는 "전작 '주홍글씨'에 비해 꽤나 다른 모습이다"는 기자의 말에 특유의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과 함께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는 게 배우로서 큰 복이다"는 대답을 들려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은 '텔미썸딩' 이후부터 밝은 이야기에서 밝은 인물을 맡아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코미디를 쉽게 생각한 것은 절대 아니에요. 장르 영화와 밝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는 게 맞는 설명이죠."

'미스터 주부 퀴즈왕'이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결국 가족애인 듯하다. 영화 속 한석규는 가족을 위기에서 구하려는 따뜻한 남편이며 동시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윙크할 줄 아는 멋진 아빠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는 전면에 드러났지만 '가족'이라는 소재는 그의 출연작 곳곳에 묻어있다. '막동이'로 출연했던 '초록물고기'에서도, 나이 든 아버지를 혼자 남겨두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도 가족은 영화 속 정서의 중요한 축이었다. 동시에 5남매의 막내이며 나이들어가는 아버지를 둔 아들이라는 자신의 경험이 이들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선택하는 작품마다 관심을 모으는 배우인 동시에 결혼 8년차에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그래서 자신의 13번째 작품으로 '미스터 주부 퀴즈왕'을 택했다.

"이번 영화가 그동안 출연작 중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일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실제 삶에서 얻어진 경험이 영화에 장점으로 담겨있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들이 영화에 잘 담겨있어요. 조카들을 포함해서 세살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주위에 아이들이 많은 편이거든요. 영화에서 동화구연하는 장면은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는 장기에요. 제가 성우 출신이잖아요."

밝은 영화에 밝은 캐릭터이지만 그는 그렇다고 이 영화를 쉽게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물아홉살때 TV 드라마 '아들과 딸'로 톱스타에 오른지 10년. "나이가 들수록 배우로서 편해지지 않고 오히려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접속'을 능가하는 세련된 도시 멜로도 해보고 싶고 다시 스릴러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두뇌싸움을 멋지게 한 판 벌려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SF영화도 아직 안해봤네요." 그는 현재 이범수와 함께 사극 코미디 '음란서생'을 촬영하며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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