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신 부모님의 추석 선물로 보약 한 제가 어떨까.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드릴 요량으로 보약을 지어서 고향에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한 보약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명절과 가을은 보약을 떠올리게 하는 철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보약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앞서야 할 것 같다.
한의학은 인체의 균형이 깨어질 때 이를 바로잡아 줌으로써, 체질을 개선하거나 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쉽게 말하면 인체의 자연치유력(면역력)을 증가시켜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치유력인 정기(正氣)가 충실하면 병의 원인이 되는 사기(邪氣)를 없애 준다. 하지만 병이 만성화되거나 퇴행, 정기가 쇠약해지면 정기를 북돋아 주고 사기를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한의학에서 보약은 치미병(治未病)의 개념인 예방의학적인 측면이 강하다. 피나 기운이 저하되어 장부가 약해진 인체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약을 보약이라 한다. 한약(보약)은 환자 개인의 체질과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 질병의 진행정도 그리고 병의 경중을 우선해서 처방된다.
허약해진 원인과 장부와 경락 및 체질에 따라서 치료하는 방법과 약제가 달라진다. 임상적으로 보약에는 성장 발육을 촉진시키는 약, 오장육부를 돕는 약, 혈을 돕는 약, 음을 돕는 약, 정력을 돕는 약, 뇌를 도와서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약 등의 종류가 있다.
보약은 한의학적 이론에 따라 부족해진 음을 돋우는 보음약(補陰藥)인 육미지황환, 혈을 돕는 보혈약(補血藥)인 사물탕, 양의 기운을 돕는 보양약(補陽藥)인 팔미지황환, 기를 돋우는 보기약(補氣藥)인 사군자탕 등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계통의 약으로 치료가 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임상적으로는 알레르기성 기관지염, 비염, 천식, 피부질환, 식욕 저하, 건망증, 기억력 감퇴, 성기능 저하, 의욕 상실 등의 증상에 따라 허약해진 체질을 개선하거나 향상시키는 효능을 가진다. 청·장년층 뿐만 아니라 감기를 자주하거나 밥을 먹기 싫어하는 유·소년기에는 보중익기탕 계통, 집중력 및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과 수험생에게는 귀비탕 계통, 성기능 저하 및 원기가 부족한 노년층에게는 육미지황환 계통을 체질과 증상에 따라 활용한다.
보약에 사용되는 기본 처방에는 100여 가지가 있다. 병의 원인과 증상을 무시하고 보약을 복용하면 소화불량 등의 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따지지 않고,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재수 한의원 원장(수성구 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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