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막을 뜻도 없다는 입장을 알려왔다"며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 장관은 이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등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곧 만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앞서 14일 오후 금강산 관광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북측 인사와 만나 남북 사업자가 직접 만나 갈등을 조기에 수습할 것을 제안, 이 같은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북측 인사는 김용순 비서의 교통사고 이후 대남라인을 총괄하고 있는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금강산 관광객 축소 등이 남한내 여론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북측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앞으로 금강산 사업은 현대와 계속하겠다는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게 상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 등을 둘러싼 현대와 북측의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있다.
북측은 "정주영.정몽헌 회장이 북과 어렵게 개척한 사업이고 그 과정에서 김윤규 부회장의 공로가 컸다. 현대 내부의 문제로 실망했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하는데 대한 현대측의 사업의지마저 의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 장관은 전했다.
정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현대아산측으로부터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인 내가 전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측에게 직접 전달할 것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현정은 회장에게 김윤규 부회장의 복귀를 타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 장관은 베이징(北京) 6자회담과 관련해서도 "이번에는 반드시 결말을 지어야 하고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는 것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핵문제가 더 이상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핵문제는 베이징 회담을 통해 타결짓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제도화해 평화체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경수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베이징에서 남북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성과를 도출하자는 점을 강조했고 북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또 "북미회담 정상화에 대한 미국측의 의지를 담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미국은 베이징에서 회담의 실질적 진척을 희망하며 이를 위해 준비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특히 "힐 차관보가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게 의심하지 말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으며 이번 회담이 북미가 상호신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북측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줄 것을 바란다는 미측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상부에 보고하고 이번 보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회담진행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정 장관은 말했다.
정 장관은 또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남북 장관급회담 채널을 통해 북일 대화를 조기에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해와 이를 전했다. 북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북일간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평북 향산군 묘향산에 있는 국제친선전람관과 보현사를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온 정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은 북측과 실무대표 접촉을 통해 공동보도문 합의도출을 위한 논의를 밤늦게까지 계속했다.
그러나 북측이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거듭 주장해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확인, 군사당국간 회담, 남북 공동 경제인력 양성, 겨레말사전 편찬 당국지원 등 회담 의제에 대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남측은 기조발언에서 상주연락대표부의 설치를 제안했으나 철회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동영 장관은 이날 밤 고려호텔에서 북측 권 단장 주재로 열린 환송만찬에서 "사흘째를 맞이하고 있는 6자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며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결단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16일 오전 종결회의를 갖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협의에 진전이 없어 합의문 발표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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