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동안 과분한 사랑을 주신 팬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격려와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연습생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우뚝서는 입지전적인 행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촌놈' 장종훈(37.한화)이 은퇴 경기를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장종훈은 15일 현역 시절의 땀이 배어있는 대전구장에서 공식 은퇴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놨다.
장종훈은 "막상 은퇴한다고 생각하니 연습생으로 처음 구장을 찾았을 때의 생각부터 시작해서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면서 "성실했던 선수로 팬들의 가슴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장종훈은 "야구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후회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면서 "야구가 너무 좋다. 다시 태어나도 또 야구를 할 것"이라면서 변치 않는 야구 사랑을 털어놨다.
장종훈은 "앞으로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삶을 살게 되지만 거창하게 꿈꾸고 있는 것은 없다"는 말로 특유의 소탈한 성격을 드러내며 "하지만 최선을 다해 꼭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은퇴 경기에 대한 희망사항은 뭐냐는 질문에 "당연히 홈런을 치는 것이다. 한번 세게 두드려 보겠다"고 말한 뒤 오늘 상대 선발 투수 박정태(기아)가 프로 입문 첫 선발 등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는 "그럼 오히려 삼진을 당해 기를 살려 줘야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장종훈은 은퇴 경기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서는 "특별히 준비한 세리모니는 없고, 그냥 저답게 경기하겠다"고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장종훈과의 일문일답.
--정말 이 경기만 끝나면 선수 생활이 끝이 난다. 은퇴를 앞둔 소감은.
▲사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은퇴식 리허설을 했었다. 막상 그라운드에 레드 카펫이 깔리고 진짜 은퇴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더라. 어제 잠이 안올 것 같아 와인도 한잔 마시고 잤다. 아직까진 떨리는 건 없는데, 막상 관중들이 들어차고 경기가 시작되면 어떨런지 모르겠다.
--공식 은퇴 경기를 이렇게 크게 하는 것은 유례가 없었는데.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팬들이 긴 시간동안 과분한 사랑을 주셨다. 팬들이 주신 격려와 사랑을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
--그동안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85년에 연습생으로 경남 진해 야구장을 처음 찾았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9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었던 순간에 느낀 감격도 생생하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는데. 다시 한번 우승을 일궈내고 은퇴할 걸 하는 아쉬움은 없나.
▲올해 팀 성적이 좋아 맘 편하게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홀가분하고 기분 좋게 생각한다. 팀이 꼭 다시 한번 우승을 일궈냈으면 좋겠다.
--연습생으로 들어와 최고의 홈런 타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프로에 와서 좋은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났다. 고교 때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건방을 떨다 대학 진학이 좌절됐다. 대학 가서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하지만 실패를 맛보며 오히려 겸손함을 알게 됐다.
--장종훈에게 야구는 어떤 의미인가.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이다. 야구가 있기에 장종훈도 있는 것이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후회해 본 적은 없다. 다시 태어나도 또 야구를 할 것이다.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해 야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발전하길 바란다.
--그동안 아들이 아빠의 활약상을 잘 몰라서 많이 섭섭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큰 아들 현준(9)이가 아빠가 유명한 홈런 타자인 것을 몰랐었다. 그런데 은퇴 경기를 앞두고 주변에서 많이 얘기를 해줘서 이제는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더라.
--이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 앞으로 꿈꾸는 삶은 어떤 것인가.
▲아직 구단과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의한 것은 없다.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깊이 있는 얘기가 오갈 것으로 생각한다. 거창하게 꿈꾸는 것은 없고 다만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
▲그동안 2군에서 3개월 동안 코치로 활동하며 느낀 점이 많다. 2군 선수들이 아무래도 관심을 덜 받다 보니 마음이 여리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야구를 잘 하게끔 도와주고 싶다.
--오늘 은퇴경기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경기가 끝난 뒤 계획은.
▲당연히 홈런을 치고 싶지만 잘 될런지 모르겠다. 사실은 은퇴경기에서 삼진을 당한 뒤 웃으며 돌아서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동안 현역으로 뛰며 삼진을 당한 뒤 항상 인상을 쓰며 나왔다. 마지막으로 삼진을 먹고 웃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당하면 웃음이 안나오겠지. (웃음) 경기가 끝난 뒤엔 팀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기로 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팬들에게 한 마디 남겨달라.
▲성실했던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받은 과분한 사랑에 걸맞게 지도자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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