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징 6자회담 사흘째-협상 전망 먹구름

2단계 제4차 6자회담 사흘째인 15일 경수로를 놓고 북미간 입장 차이가 더욱 선명해지면서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첫날인 13일 이뤄진 참가국 간 양자협의에서 북한이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 경수로 제공 요구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4일까지만 해도 경수로를 달라는 요구가 북한의 진의라기 보다는 또 다른 상응조치를 획득하기 위한 최대치의 카드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그런 시각은 다른 참가국의 기대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날 북한 대표단 현학봉 대변인 발표의 골자는 북한에 현존하는 흑연 감속로를 포기하는 대신 경수로를 제공해 달라는 것.

현 대변인은 "비핵화 실현에 나서는 우리의 의무사항과 관련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으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 문제에 대해 신축성을 보일 수 있다"며 핵포기 결단을 시사한 뒤 비핵화에 필수적인 신뢰조성의 기본이 경수로 제공이라고 역설한 것이다.

또 경수로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해소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연결시켰다. 이 때문에 개막 전까지 북한이 말하는 경수로가 평화적 핵 이용권의 하위 개념으로, 미래에 경수로를 지을 수 있는 권리로 보던 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북한의 이런 논리는 경수로가 갖는 양면성을 모두 활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나는 북한이 주권국가의 권리로 보는 평화적 핵 이용권이라는 명분을 '실물' 로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 과실을 추가해 실리를 극대화하려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거부감은 전날보다 더 강하고 냉담해졌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북한 측 발표 이후 "경수로 문제는 논의조차 돼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미국은 신포 경수로를 대신해 북한의 심각한 에너지난을 신속하게 해결할수 있는 대안으로 우리측 중대제안의 유용성을 강조해왔고 합의문에 평화적인 핵 이용권에 대해서도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담는 것에 거부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측의 간극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지만 양측은 여전히 협상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중재자와 촉진자에 해당하는 중국와 한국도 타결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100% 비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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