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휴짧아 길 막힐라" 새벽부터 귀성길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전쟁'이 시작됐다. 16일 오후 들어 대구·경북지역 주요 고속도로 나들목에는 명절을 쇠러 오가는 차량들로 넘쳐났고 동대구역·대구역 대합실과 고속버스 터미널 등지에도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든 가족들이 고향가는 길을 재촉했다.

동대구역, 대구역은 오전에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지만 오후부터 귀성객들로 크게 붐볐다. 대구역 관계자는 "명절 때 서울 등지로 올라가는 사람보다는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16일 오전의 경우 경부선 상행선 등의 표가 조금 남았지만 오후 표는 대부분 동난 상태"라고 했다.

야간 당직을 마친 공무원 김찬연(40·달서구 이곡동) 씨는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다 가족과 함께 고향 성주로 향했다. 본격적인 귀향길이 시작되는 16일 오후부터 길이 막힐 것을 염려했기 때문. 김씨는 "1시간 정도 거리지만 차가 쏟아지면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며 "다행히 당직근무를 섰기 때문에 서둘러 고향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험영업을 하고 있는 주부 김숙자(38·서구 평리동) 씨 가족은 17일 새벽 고향을 찾을 예정이다. 부산이 고향인 남편(44)이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염려해 새벽 4시쯤으로 출발시각을 잡았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부산까지 가는데 7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양손에 청주와 참치 선물세트를 들고 동대구역을 나서는 대학원생 이주현(30·경기도 수원) 씨. 이날 강의도 없고 과외 일정도 없어 일찌감치 고향을 찾는다고 했다. 이씨는 "아직 직장을 갖지 못하고 공부를 하고 있는 탓에 부모님 얼굴 뵙기가 민망하지만 집에 간다고 전화드리니 무척 반가워하셨다"고 환하게 웃었다.

대구 주변 고속도로는 16일 오후 늦게부터 교통량이 늘어나고 체증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로공사 경북본부 정성우 대리는 "올 추석연휴 기간 대구·경북권 예상 교통량은 모두 177만9천여 대이며 특히 귀성길은 17일 오전, 귀가길은 19일 오후 시간대 혼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6일 포항 연안여객선 터미널에는 울릉도로 가는 오전 10시 출발 여객선을 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100여 명이 귀성길에 나섰으나 태풍 나비로 초토화된 고향생각에 표정이 밝지 않았다.

피해가 가장 큰 남양마을 출신 이모(45·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전화 통화를 해 보니 추석 차례상도 못 차릴 것 같지만 건강한 부모님을 뵙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말했다.

여객터미널 측은 "17일 오전에 가장 많은 귀성객들이 몰릴 것"이라며 "올해도 육지의 자녀들을 방문하는 역귀성이 많아 연휴 기간 울릉도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사람 수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구미와 포항, 경주 등 경북지역 공단업체들은 3~5일간 휴무에 들어갔으나 일손이 달리는 일부 전자업계 근로자들은 교대근무 등으로 추석을 제대로 쇠지 못할 것 같다.

구미공단의 삼성SDS는 이번 연휴기간 e데이터센터에 주·야간 40명씩으로 근무토록 했고 구미의 하드디스크 공장, LG필립스LCD 구미공장은 교대근무 등을 통해 생산 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고로 특성상 쉴 수 없어 기존의 4조 3교대에서 3조 3개조로 편성, 조업을 한다.

사회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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