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고 익히면 즐거운 나날"

김천 '늘푸른 야학교' 풍성한 결실

김천 늘푸른 야학교(김천시 남산동)에는 최근 겹경사가 났다.50대 가정 주부가 4년 6개월간 공부하며 여섯 차례 도전 끝에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가정폭력 문제로 초등학교를 그만둔 10대 청소년이 3년간 공부한 끝에 초·중·고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다.

2001년 3월 늘푸른 야학교에 입학한 심안순(55·김천시 황금동) 씨. 3남매 뒷바라지에다 농사일과 가사 때문에 빠듯한 일상속에서도 만학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영어, 한문 등 생소한 배움에의 길은 쉽잖았다. 심씨는 "영어, 한문을 읽게 된 것이 너무 신기하고 이제야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손녀까지 돌봐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고등학교 과정에 진학해 못다한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심씨는 5전6기 끝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승현(가명·18, 김천시 평화동) 군은 아버지의 매를 피해 자주 이사를 다니다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15세가 돼 야학교를 찾은 이군은 3년간 노력한 끝에 초·중·고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요리분야의 직장에 취업해 경험을 쌓을 계획입니다. 가장 역할을 해야 하거든요" . 이군은 무척 어른스럽게 말했다.

강국원(45) 야학 교장은 "만학의 길이 힘들지만 누구든지 공부하면 이들처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야학교를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0년 4월 문을 연 늘푸른 야학교에는 현재 한글 및 초등반 40명, 중·고등반 50명이 만학의 길을 걷고 있고 지금까지 91명이 중·고 과정을 졸업했다. 054)437-0722.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5전6기 끝에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심안순(왼쪽) 씨와 김천 늘푸른 야학교 강국원 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