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만세-우울증과 자살

노인들은 신체적인 문제들과 더불어 여러 가지 정신적인 장애들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흔한데 대표적인 것이 치매와 우울증이다. 치매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서 매 5세가 증가할 때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노인 우울증은 뚜렷한 증세가 없으면서도 자살 등의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위사람들의 각별한 관심을 요한다. 노인들이 흔히 하는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도 그냥 흘려듣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실직이나 경제적 손실, 자식들과의 갈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노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감소로 인한 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뇌졸중·파킨슨병·심장질환·폐질환 등의 동반질환을 가지는 경우 등 복합적이다.

노인 우울증의 특징은 치매와 구별을 어렵게 하는 인지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 머리나 배가 자꾸 아프다고 호소하는 등의 신체적인 호소가 많다는 점이다.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적인 접근법이 있는데 약물치료로는 부작용이 적으면서 약물의 순응도가 뛰어난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차단제(SSRIs)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신체적 질환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 상호반응이 적은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정신치료는 약물 적용이 어렵거나 명백한 스트레스 상황,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있을 때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할 때에 유용하다. 노인 우울증의 치료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장기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자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의 자살과는 달리 노인의 경우는 이전에 자살의 병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예측이 어려운 경우도 잦다. 그러므로 노인의 자살을 예방하기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차적으로는 현재 자살을 생각하고 있지않은 노인을 대상으로 경제·건강상태 증진, 사회지지 체계 확대, 대인관계나 여가선용 시설 확충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차적으로는 일차 진료의사나 간호사·사회복지사의 교육을 통한 자살사고를 가진 노인의 조기 발견·진료의뢰 시스템 개발, 전화서비스나 가정방문 혹은 위기개입센터 활동 등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한 노인을 둔 가족을 위한 보호와 지지, 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전문가나 기관의 도움도 절실하다. 동국대 의대 신경정신과학교실 이광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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