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축 대구의료원 건강검진센터 국내 최초 '유비쿼터스 병원'

2007년 3월 1일 대구의료원 건강검진센터.

새로 잘 지어진 센터 건물로 들어선 김일수(59·가명)씨는 접수를 마치고, 간호사로부터 목걸이형 RFID(전자태그) 단말기 하나를 받았다. 잠시 기다리자 목걸이에서 신호가 울리고 디스플레이 화면에 '위내시경 검사실로 오세요'라는 글씨가 나타났다.

검진대상자를 찾는 간호사의 분주한 발걸음과 목소리, 언제 자신의 이름이 불릴지 몰라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여느 병원 건강검진센터처럼 대기실이 분주하지도 않았다. 반경 100m까지 신호가 전달되기 때문에 검진 대상자들은 화장실이나 매점, 휴게실 등 센터 주위를 마음대로 다녀도 진료시간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가 검사실로 들어서자 입구에 설치된 RFID 단말기는 '입실'을 확인하고, 검사실을 나서면 '검사완료'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이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램은 다음 환자에게 진료를 받을 시간이 됐다는 사실을 알리게 된다.환자용 RFID 단말기에는 또 라디오 기능이 있다. 지루한 대기시간을 덜어주기 위한 개발사 (주)나인원의 배려다.

(주)나인원 정원교 대표는 "'RFID 건강검진 효율화시스템' 프로그램에는 어느 검진실의 대기시간이 가장 짧은지를 자동 분석, 환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2005년 6월까지 3개월간 대구의료원에서 시범적용해 본 결과 환자의 대기시간이 2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환자 수도 많아진다.

RFID 건강검진 효율화 시스템의 또다른 수혜자는 간호사. 환자들에게 자동으로 해당 검진실이 통보되기 때문에 환자를 일일이 찾아 다닐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진료차트 역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검진실에서 검진실로 자동 전달되어서 일손이 크게 준다. 건강검진 담당 간호사의 생산성이 최고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범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용두 교수(대구대 RIS사업단장)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기술인 RFID 관련 실용기술을 우리 지역에서 개발, 확보하는 것이 사업단의 목표"라면서 "신축 예정인 대구의료원 건강검진센터가 'RFID 건강검진 효율화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유비쿼터스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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