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비'의 최대 피해지역인 울릉군 서면 남양마을 800여명의 주민들은 어느해보다 따뜻한 추석을 맞았다. 태풍은 회복이 힘들 정도의 상처를 남겼지만 추석으로 귀향한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때문에 가볍게 재기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하천이 범람해 집이 물에 잠긴 손용환씨(68)는 "경주에 사는 아들(종철.38)이 지난 9일부터 이웃과 함께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며 "반가운 이웃때문이라도 빨리 복구해서 고향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철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경주로 떠날 생각을 했지만 아버지가 끝까지 고향을 고집해 할 수 없이 기거할 방 한칸 손질이라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웃마을 주민과 ,울릉경비대원, 해군부대 장병, 전기 통신기술자, 포크레인기사 등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들의 손길도 바쁜 것은 마찬가지. 19일 오전10시 봉고차를 타고 남양마을 복구지원을 위해 찾아온 최동식씨(55.울릉읍)와 이웃마을 주민 10여명은 매몰된 우체국 골목 하수도 정비작업을 위한 삽질을 시작했다. 지난 16일 복구지원을위해 울릉도를 찾은 육광남씨(서울 종로구 창신동) 등 '재난극복 시민연합' 회원 10여명은 침수가옥에 대한 도배·장판·청소 등을 지원하기 위해 도배지 50박스 분량과 청소 및 수해복구장비를 갖추고 추석명절도 반납한 채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복석(53)서면장, 태하출장소 한세근(48) 소장 등 서면지역 20여명의 울릉군 직원들도 지난 6일밤부터 지금까지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24시간 특별 근무에 나서 지금까지 14일째 피해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다.
서면파출소 최의환(49) 소장은 "집이 전부 부서지거나 반파 피해를 입은 가정은 아직까지 친척집이나 면사무소 회의실, 교회, 사찰 등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추석을 못쇤 주민이 100명은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이태하(75.남양리)할아버지는 "추석이야 올해 못 쇠면 내년에 쇠면 되지만 자원봉사자와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올해 추석은 어느해보다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고마워 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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