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의원들이 전하는 추석민심

지역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대구·경북 민심은 싸늘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원성을 넘어서 이제는 경제악화 체감 고통마저 사라진 것 같다"고 한목소리로 전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대구시당 위원장은 "지역구 주민 대다수는 '과거 이렇게까지 경제가 나쁜 적은 없었다'고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며 "또 최근 열린우리당 시당이 지하철 3호선 건설을 중앙당에 우선사업으로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이명규 의원은 "먹고사는 문제에 지쳐 정책·정치 얘기는 뒷전이 된지 오래"라고 말했다. "6자 회담 타결과 맥아더 동상 철거 문제는 적어도 대구시민들 관심사는 아니었다"며 "노무현 정권과 청와대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더라"고 덧붙였다.

주성영 의원은 "희망을 잊은 채 세월 가기만을 바라는 염세주의가 팽배해 있었다"며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정쟁에 휩쓸려 비생산적인 국회 활동으로 소일하면서 정치의 하향 평준화를 이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안동시장을 둘러본 한나라당 권오을 경북도당 위원장은 "물건을 파는 장꾼들과 제수를 사러 나온 시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시장통 사람들도 한결같이 예년만 못하다고 할 정도로 경기가 나빴다"고 걱정했다. 이어 "정치권에 대해서 바라는 것이 없을 정도로 국회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며 정치권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같은 당 김태환 의원은 "구미는 다른 곳보다 경제적 여건이 나아서 그런지 몰라도 정치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연정과 관련한 대통령의 구상이 과연 바른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며 "기업·혁신도시 건설 등의 여파로 구미 땅값이 최근 부쩍 올랐는데 한편에서는 계속 올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8·31 부동산종합정책이다 뭐다 해서 잡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얘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은 "지역 한가위 민심은 예년과 다름없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추석 대목이라서 그런지 경기는 조금 풀린 것 같다"며 "동을 재선 얘기를 많이 하던데 '이번에는 여당이 한 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주류였다"고 밝혔다.

이상곤·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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