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미만 아동이 병원에 입원하면 건강보험료의 본인 부담금을 전액 면제해 준다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새 지원 방안은 선진국형 아동복지정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환영하나 그 시행 과정에 의아심을 갖게 하는 부분도 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빠르면 연내에 6세 미만의 입원 아동은 건보적용 총진료비 중 20%,를 면제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병실료·식대 등도 면제돼 실제 부담은 37%나 줄어들 전망이다. 독일 경우 18세 미만,영국은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건보 본인부담금 면제혜택을 주고 있는데 비해 가히 파격적인 지원방안이다. 부모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 출산을 촉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고심이 안쓰러울 정도다.
이는 정부가 현재 세계 최저 수준인 1.19명의 출산율 2010년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인 1.6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부모들의 자녀양육 짐을 덜어주고 새싹들의 건강을 국가가 돌봐주겠다는 자세야 물론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저출산 극복 문제는 이미 우리 국민 모두의 과제이며, 따라서 그 시작도 끝도 범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번 복지대책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아산병원 어린이병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느닷없이' 발표됐다. 국민들로서는 일면 환영하면서도 어딘가 '뜬금없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현재 저출산 대책안 등은 국무조정실 주관 아래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번 지원 방안 시행에는 당장 내년에 800억에서 1천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민의 중지를 모으는 과정이 있었는지도 궁금하고, 가뜩이나 국가재정이 어려운 터에 천문학적 예산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보할지도 우려감을 더해준다. 성급한 시행보다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어린 새싹들의 건강도 챙기는 현실적인 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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