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미디 國監' 3년째를 걱정한다

"무슨 놈의 정치가 머리만 아프게 하느냐"-어느 여당 의원은 추석 민심의 일단을 이렇게 전했다. 22일부터 20일간 국정감사다. 예년 같으면 거짓말로라도 큰소리치던 의원회관의 활기찬 국감 준비 모습도 올핸 시들했다고 한다. 까닭인즉 노 대통령이 원맨쇼 하듯 벌여 놓은 대연정과 선거구제, 그리고 X파일 사건 등 정치 이슈의 파괴력에 질려서 "웬만한 것 한 건 해 봤자 기사거리도 안 될 텐데…"하는 무력감이 크다는 것이다. 못난이 짓이다.

솔직히 국감에 기대 거는 바 국민은 없다. 서로 코피 내지나 말았으면 할 것이다. 국감을 둘러싼 여건이 작년에 비해 하나도 나은 점이 없고, 오히려 10월 재보선과 내년 5월의 지방선거와 맞물려 전보다 더 겉핥기식 아니면 정쟁화의 가능성만 커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피감 기관부터 사상 최다 461개다. 그럼에도 여'야는 증인 채택의 신경전만 벌였을 뿐 국민 앞에 구체적인 국감 '아이템'은 하나도 제출한 게 없다. 결국 예년 국감의 되풀이가 걱정이다.

국민은 그들이 떡값도 못하는 국회의원이 아니길 요구한다. 추석 직전에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의원 1인당 600만 원씩 나눠 줘 "김원기 국회의장이 의원들에게 추석 떡값 줬냐?"고 원성이 쏟아졌던, 그 돈값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 돈 반납했다는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의원 각자 국감에 임하는 자세는 최소한 정책 국감'민생 국감에 있어야 할 터이다.

당부하거니와 국정감사가 3년째 '코미디 국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정감사? 그까이꺼 뭐 대~충…"하는 '코미디'가 피감 기관의 입에서 나올까 걱정이다. 선거법'X파일로 국감이 싸움장이 되면 "국회가 무슨 깡패 집단이냐"고 고함친 증인 국회 모독 사건이 재탕될 것 또한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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