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 포럼-한우 생산이력제 도입을

웰빙 문화가 정착되면서 안전하고 고품질 먹을거리는 최종 선택권자인 소비자들의 욕구에 충족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나 풍성한 식탁을 준비할 때 쇠고기는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고급 음식재료 중에 하나이다. 한우쇠고기를 찾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요구 중 가장 우선되는 것이 수입 쇠고기나 젖소 고기가 한우 쇠고기로 둔갑하는 사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달라는 것이 가장 큰 요구이고 위생적인 한우쇠고기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보장하라는 것도 중요한 요구사항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쇠고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송아지가 태어나면서부터 기르고 도살되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경로와 과정을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방법은 송아지의 출생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참으로 신뢰할 수 있는 질병 안전성, 품질 규격화, 둔갑판매 차단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100%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생산과 유통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사람과 동물에 동시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人獸共通傳染病)인 광우병, 브루셀라, 구제역과 같은 소의 질병이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인 항생제나 호르몬이 쇠고기에 잔류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조치하여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수입쇠고기의 한우쇠고기 둔갑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은 물론 개체별로 정확한 혈통과 능력에 관한 정보로 고품질 쇠고기생산을 극대화할 수도 있는 체계가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도나 한우의 생산이력체계인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조사에서도 원산지 표시가 확인된 쇠고기를 지지하는 소비자들은 93%가 넘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원산지가 표시된 스테이크와 햄버거에 높은 가격 지불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자국 상품의 차별화, 자국 상품의 선호유도로 시행되는 제도인 이러한 정책의 실시를 통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해야하는 국가의 역할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선진적인 원산지 표시제나 생산이력체계는 미국을 비롯하여 호주,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등 EU 여러 나라에서 진작부터 법제화되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생산이력체계는 농가 단계에서 개체식별 바코드, 개체의 유전자(DNA)기록, 혈통기록, 생산관리기록, 이동 거래 시스템이 정확하게 기록되어야 하고 도축과 가공 단계에서는 도체 정보, 포장육에서도 개체 바코드의 표시로 생산 원산지출처, 그리고 도축증명서 발급체계로 이어져야 한다. 쇠고기를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식당이나 쇠고기 판매점에서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에서의 인터넷을 통한 조회,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원산지를 추적하고 진짜 한우 쇠고기인지를 확인하여 부정'둔갑 판매의 단속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엄중한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앞으로 국가간 자유무역협약(FTA)이 이뤄질 때 유전적 특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농산물은 산업으로서 존재하기가 어려운 여건이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만약 중국과의 모든 무역이 무관세로 자유롭게 이뤄진다고 했을 때 한국의 농업 중 어느 품목이 과연 중국의 농산물과 가격 경쟁력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경쟁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우리 농업의 현실적 여건은 너무도 취약한 것이다. 작년 한국과 칠레의 FTA 협약이 체결되면서 이제는 우리의 한우산업도 선진화된 의식과 방향으로 틀이 잡혀져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현재의 열악한 한우산업 여건에서 생산이력체계를 한순간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인 유전자(DNA)작업과 소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칩을 이용한 개체의 관리기록과 점검, 위생적인 도축과 가공체계, 그리고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안전 유통과정을 갖출 수만 있다면 생산자들의 소득 증대는 물론 소비자들의 비용절감까지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유전자원인 한우 살리기를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안전하고 고품질의 순수 한우쇠고기를 공급하고 차별화 할 수 있는 기술체계로 수입개방에 대처하여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해 온 민족산업인 한우를 살리는 국가적 정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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