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을 재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들이 대거 몰린 가운데 박근혜 대표의 소위 '박심(朴心)' 향배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30 영천 재선에서 공천 후유증을 경험한 박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는 공천과정에서부터 직접 관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사실 4·30 영천 재선 때에는 공천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대표는 공천심사위에 전권을 부여한 뒤 심사기간 동안 중국을 방문하는 등 공천결과와는 무관했다는 것.
하지만 선거 초반부터 한나라당 후보가 여당 후보에 턱없이 밀리면서 박 대표는 선거기간 내내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결과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13일 중 6일간을 현지에 머물며 '올인'했으나 겨우 2.6%의 신승을 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영천 재선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다면 이번 동을 재선에서는 박 대표가 공천과정에서부터 관여하지 않겠느냐는 것. 그래서 가장 강력하게 대두되는 공천 후보자가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이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유 실장을 통해 영천 재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이다.
실제로 유 실장도 "지금 공천을 위해 뛰고 있는 사람들 중에 딱히 이렇다 할 사람이 없다. 내가 하기 싫다고 하더라도 박 대표나 당에서 무조건 나가라고 한다면 마냥 뿌리칠 수만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박 대표의 공천 관여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당장 초선 의원이 대부분인 공천심사위가 소위 '박심'의 공천 관여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 심사위원은 "박 대표는 공개적으로 공천심사위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며 공천에 관여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벌써부터 특정인이 박 대표 공천이라면서 거론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10·26 재선 공천심사위는 지난주 경기도 부천원미갑 공천자를 결정하면서 공천심사위원이기도 한 4선의 김형오 의원이 밀었던 인사에 대해서도 '비토'를 놓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가 특정인을 밀더라도 당내 박 대표 견제세력이 만만찮은 것도 현실이다. 당장 일부 공천 희망자들은 박 대표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쪽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당내 세력판도를 이용해 공천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공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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