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술콘서트 처음엔 '의심의 눈' 나중엔 '웃음바다'

어린이 기자단은 지난 15일 대구 수성구 상동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마술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날 열린 마술 콘서트는 한가위를 맞아 어린이 기자단을 위해 특별히 준비됐다. 또 대구시에서 청소년 문화존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수성구 황금동의 청소년수련원을 찾아 전래놀이를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 마술이란 무엇인가요

이상현 마술사께 마술이 뭔지 물어보았다. 마술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불가능한 기묘한 현상을 엮어내는 솜씨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마술사님은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것이 마술라고 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의심하다가 나중에는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마술사님은 마술로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고 한다. 진짜 마술을 보니까 재미있고 친구들이랑 너무 많이 웃었다. 김정인기자(수성초2년)

▲ 마술을 잘 하려면

마술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첫 번째로는 마술을 배워야 하는데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좋은 선생님은 실력이 있어야 하고, 여러가지 기발하고 훌륭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는 마술을 보고 배워서 주위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친구나 가족들에게 보여줘서 잘 했는지 못 했는지 평가를 받으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세 번째는 실제로 마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 있게 마술을 잘 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배우면 자신감 넘치는 마술사가 된다고 한다. 나도 마술사가 되고 싶다. 박혜원기자(성암초5년)

▲ 이상현 마술사의 목표

이상현 마술사는 올해 중에 경북의 초등학교 분교를 찾아가 마술 공연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런데 아직 어려움이 많아 여러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함께 공연할 어린이 마술단을 만드는 것도 준비하고 있는데 인원이 적어 문제라고 한다. 마술을 배운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해서 시골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좋은 마술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김가인기자(수성초6년)

▲ 인터뷰-이상현 마술사

기자 : 마술은 언제부터 했나요?

이상현 : 7년 정도 되는데 2년은 부업으로 했고 5년 정도 전업으로 하였습니다.

기자 : 왜 마술을 하려고 했나요?

이상현 : TV에서 외국의 유명한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보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마술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기자 : 배운 과정을 말씀해 주시죠.

이상현 : 대구에서는 배울 사람이 없어서 서울에 물어보았더니 너무 많은 돈을 달라고 해 인터넷에서 배웠습니다. 처음엔 고생을 했지만 6개월 정도 배우니까 마술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외국 사람들과 영상을 주고받으면서 마술을 배웠습니다. 현재 외국사람들과 인터넷으로 주고받은 마술영상이 CD로 500장이 넘습니다.

기자 : 오늘 너무 즐거운 마술 보여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이상현: 감사합니다.

류도영기자(수성초6년)

▲ 이상현의 교육 마술

마술사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검은색 턱시도와 모자, 그리고 지팡이다. 마술사는 신비로운 음악과 무대 장치 속에 예상치 못했던 결과와 함께 화려한 몸짓으로 관객들을 열광하게 한다. 이렇듯 마술사는 우리에게 늘 신비로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상현 마술사는 신비로움만을 강조하는 마술사가 아니다. 마술은 크게 스테이지 마술과 근접 마술로 나뉘는데 이상현 마술사는 화려함을 강조하고 무대장치가 복잡한 스테이지 마술보다는 코앞에서 펼쳐지는 근접 마술을 주로 한다.

그는 가방 하나에 검정색 양복만으로 마술사의 이미지를 대신한다. 마술사만큼이나 신비한 마술사의 가방 속에는 동전, 카드, 컬러 끈 따위가 있을 뿐이다. 그의 마술은 동전을 숨기거나 구경하는 아이의 주머니 속에서 동전을 꺼내거나 작은 동전을 뻥튀기한 큰 동전으로 바꾸어 낸다. 아이들은 마술사가 어떻게 속이나 하고 마술사의 손동작을 뚫어지게 살펴본다. 마술사는 이미 "내가 여러분들을 어떻게 속이는지 자세히 보라고" 주의까지 한 마당이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마술사의 속임수를 간파하기도 하지만 마술의 원리를 파악하지는 못한다. 자신들의 어림수와는 전혀 다른 뜻하지 않은 결과에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근접마술은 관객들과 함께 한다. 관객들과 호흡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한다. 그는 마술경력 7년차에 접어들지만 아이들과 함께 1년 이상 근접마술에 재미를 붙여왔다.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는 마술을 하게 된 이유는 "아이들에게 관찰력을 길러주고 마술이 막연한 환상이 아니라 마술을 보면서 나름대로 그 원리를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끝날쯤 해서 마술을 꼭 한 가지씩 가르쳐 준다. 아이들은 마술이 별게 아니라면서도 돌아서서 가족들에게 자신이 배운 마술을 마음껏 자랑한다. 마술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가운데 자신감이 생기고 발표력과 표현력까지 길러진다. 그가 마술사의 권위보다 마술이 주는 효과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TV에서나 무대에서 화려하고 멋진 마술을 많이 봐 온 관객들에게는 그의 마술이 어쩌면 시시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로 코앞에서 그의 마술세계에 빠져든 아이들은 마술의 신비로움보다 마술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어가게 된다. 이쯤 되면 이상현은 그냥 단순히 눈속임을 잘 하는 마술사가 아니라 마술로 교육적 효과를 얻으려는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를 '교육 마술사'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 이상현 마술사가 기자단 어린이들에게 컬러 끈으로 마술을 펼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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