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남매와 함께 친정방문 손꼽아요"

지역 국제결혼 외국인 최다 출산 필리핀 출신 루시타씨

대구·경북지역 국제결혼 외국인 주부 가운데 최다 출산 기록(자녀 5명)을 갖고 있는 루시타(41·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씨가 그토록 갈망하던 남편 및 자녀들과의 필리핀 고향 동행길이 열렸다. (본지 7월6일자 3면 보도)

루시타씨 부부가 19일 KBS가 방영한 '다녀오겠습니다' 프로에 출연, 전남 나주에서 올라온 태국 출신 소파하칸(37)씨 부부를 경쟁 끝에 물리치고 고향 방문 비행기 왕복티켓 5장을 부상으로 받은 것.

루시타씨는 지난 95년 영덕 강구로 시집와 4명(8·7·6·5세)의 딸과 아들(3세)을 내리 낳았다. "시부모님이 손자를 바라 기쁘게 해 드리려고 하다 보니 연년생을 낳게 됐다"고 말한 루시타씨는 지금까지 시부모와 삼촌 등을 모시고 살고 있다. 방이 부족해 아이 5명과 남편 등 7명이 함께 한방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마을에서는 억척주부로 소문나 있다.

"왜 가고 싶은 마음이 없겠어요" 아직 우리말이 어눌한 루시타씨는 지독한 향수병을 앓았던 지난 99년 혼자서 친정에 한번 다녀온 것이 마지막이다. "그때 경비 마련해 준다고 남편이 매우 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며 그 뒤부터는 친정 이야기를 거의 꺼내지 않았다고. 남편(45)은 통통배를 타고 있다. 수입이 일정치 않은데다 요즘은 고기도 잡히지 않아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한 형편.

"너무 너무 감사해요. KBS에서 매일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전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루시타씨는 방송이 나간 후 시고모 등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아 이번 추석이 너무 좋았다면서 친정 집에 갈 마음에 부풀어 있다. 더구나 이번에는 올망졸망한 그의 다섯 아이들도 동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루시타씨는 필리핀행 비행기 티켓 5장을 당분간 장롱속에 간직할 수밖에 없다. 우선 아이 5명과 부부 등이 출국하려면 티켓을 두장 더 구입해야 하고 선물 준비 등 부대 경비 마련이 만만찮기 때문. 여기에다 남편이 11월부터 영덕대게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이유가 됐다.

루시타씨는 "저를 키워준 이모 할머니, 엄마에게 드릴 선물 등과 추가 경비를 마련하려면 아마도 얘기 아빠가 이번 겨울철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다"면서 "내년 4월이나 5월쯤 출국을 잡고 있다"고 했다. "마음이야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장롱속 깊숙이 넣어둔 비행기 티켓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특히 "처음 엄마 고향을 갈 수 있게 됐다며 설레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이 훤해진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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