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은하, '다슬이'에서 은막의 전설까지

심은하가 마침내 결혼을 발표했다. 이제는 만인 의 연인에서 한 사람의 연인이 되는 것이다.

A급 스타의 결혼은 언제나 화제가 되기 마련이지만 심은하의 결혼을 대하는 연 예계 관계자들과 팬들의 반응은 좀 특별하다. 마치 언제나 곁에 머물 것만 같았던 연인을 떠나보내는 듯한 인상이다.

따지고 보면 그는 지난 5년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심은하가 연예계 생활을 하며 뿜어낸 아우라가 독특하고 신비로왔다는 의미다. 이제 겨우 만 서른셋이지만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는 연예계 특히 영화계에서 '은막의 전설'이 되기에도 충분할 정도다. 도대체 심은하가 누구이길래.

심은하는 1993년 MBC 공채22기로 데뷔했다. 그녀는 행운아였다. 데뷔작이나 마 찬가지인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청초한 매력의 '다슬이'로 출연하면서 순식간 에 스타덤에 올라섰다.

이후 'M'과 '숙희' 등의 드라마를 거치면서 명실상부 A급 스타로 올라섰다. 이 들 드라마에서는 '마지막 승부'에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대 중은 '다슬이'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끌어내며 그에게 열광했다.

이후 SBS로 옮겨 '아름다운 그녀' '백야 3.98' 등에 출연했던 심은하는 '청춘의 덫'으로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자신의 진가를 다시한번 증명했다. 이종원을 향해 내뱉는 "부숴버릴거야"라는 대사는 최고 유행어가 됐고 심은하는 마침내 주부 시청 자들까지 확실히 끌어안는 온국민의 스타로 올라선다. 그가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는 더이상 '다슬이'의 청춘 스타가 아닌 삶의 깊이가 배어나는 최고 배우의 그 것이었다.

드라마에서 주가를 올리면서 심은하를 향한 영화계의 러브콜도 쇄도했다. 초창 기 출연했던 '본투킬'과 '아찌아빠' 등의 영화는 오직 그녀의 스타성에 기댄 영화라 할 정도다.

그랬던 그녀를 스크린의 매력에 제대로 빠지게 한 영화는 이정향 감독의 '미술 관 옆 동물원'. 이 작품을 통해 비로소 영화다운 영화를 만난 그는 이후 허진호 감 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와 환상의 호흡을 빚어냈다. 숱한 후배 연기자 들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를 최고로 꼽는 것만 봐도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심은하는 그만의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해내고 있다.

최고 대우를 받으며 '이재수의 난'과 '텔미썸딩'에 출연한 그는 그러나 2000년 개봉한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연기를 돌연 중단하고 말았다.

이 순간부터 그녀는 은막의 전설이 되기 시작했다. 활동하던 당시 높은 인기에 도 불구하고 CF 출연 편수를 제한하고, 연기를 할 때는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 는 등 동료 스타들과는 다른 길을 걷던 그였기에 그가 돌연 활동을 중단하자 연예 관계자들의 아쉬움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욕심을 내지 않았던 스타의 빈자리는 시 간이 갈수록 더욱 커져만 갔고 그와 비례해 매스컴이 한몫 거든 '허상'도 커져갔다.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심은하는 2001년 가을 결혼설에 이어 파혼 발표를 잇따라 내놓으며 다시한번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 그는 결혼과 파혼에 대 해 어떠한 공식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고 다시 세간의 눈을 피해 '은둔' 생활에 돌입 했다.

이후 들려온 소식은 그녀가 학창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미술에 심취해있다는 것이었고 동양화 공부를 하던 2003년 4월에는 전시회에까지 참여해 매스컴에 포착되 기도 했다. 더이상 배우로서의 삶보다는 자연인 심은하로서의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 는 인상이 역력했다. 정점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할리우드의 전설적 스타 그레 타 가르보처럼 말이다.

하지만 매스컴과 연예계는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에 그는 돌연 프랑스 유 학을 결심, 파리로 출국해버린다. 당시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던 그녀의 모습은 모든 것에서 풀려난듯 해맑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잠시. 그는 어머니의 병환으로 곧 귀 국해 다시 칩거에 들어간다.

이렇듯 동료 스타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그이기에 5년간 연예계를 등진 채 살았어도 그는 여전히 최고의 스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미완성이 주는 아 쉬움을 바로 그가 간직하고 있는 것.

그는 20일 결혼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연기자로서 이루었던 것만큼 앞으로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름다운 가정을 성공적으로 꾸려나가고 싶다"고 밝혀 향후 연기 활동 계획이 없는 것처럼 비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 지금껏 단 한번도 그러지 않았듯, 이번에 도 역시 '은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최측근들 역시 이점에 주 목하는 것을 보면 결혼을 발표하는 이 순간에도 그는 팬들과 연예계를 향해 신비로운 기대감을 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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