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타결에 따른 증시 리스크 축소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1천2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주식시장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6자회담 타결이 시장의 리스크를 크게 낮춤으로써 시장에서 진행중인 '주식 제값받기'에 기여하겠지만 단기간내 과도한 기대감을 갖는 데 대한 경계심도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주식시장 '훈풍'=20일 종합주가지수는 추석 연휴전인 지난 주말보다 16.80포인트(1.43%) 오른 1천190.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6.99포인트(1.30%) 오른 543.59로 장을 마쳤다. 유가 급등에 따른 미국 증시의 조정에도 불구, 6자 회담 타결에 고무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 주체로 나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1천149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2억 원, 577억 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사상최고가를 돌파하는 종목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2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6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일 21~47개 종목이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이 신고가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향후 상승여력이 크다는 시장의 믿음 때문.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는 건 매물대를 성공적으로 넘어섰다는 의미로 이들 종목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일부 테마주는 실적의 뒷받침 없이 기대감만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말엔 1천300선 도달"=1993년 북한의 NPT(핵무기비확산 조약) 탈퇴 이후 오랜 기간 증시를 짓눌렀던 북핵 리스크의 상당부분이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강하게 퍼져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가격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북핵 리스크 해소와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조만간 1천2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북핵 리스크 완화는 중장기 상승추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연말 지수 목표치 1천300선 달성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교보증권 이우현 애널리스트도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소식이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국가 신용도 측면에서 갖는 지대한 영향을 감안하면 주요 투자주체들의 본격 매수전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혀 이 같은 기대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데 대해서도 우리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는 "0.25%포인트 금리인상은 '카트리나' 피해, 유가상승 등의 우려에도 미 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중론도 없지 않아=그러나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상승에 대해 과도한 기대감을 갖는 데 대한 경계감도 표출하고 있다. 실제 1993년 북한의 NPT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4년 6월부터 10월 북·미 기본합의서 타결까지 종합주가지수는 22%나 올랐지만 정작 타결 이후 상승률은 5%에 그쳤고, 현 대세상승 국면의 시작도 6자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지난해 8월쯤이었다는 점이 이 같은 경계감을 뒷받침한다는 것.
삼성증권 홍기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약속과 추후 협상을 위한 시간확보가 성과이며 쟁점인 경수로 문제는 다음 논의로 연기됐다"며 "단기 이슈로는 긍정적이나 궁극적 불확실성 해소에는 좀 더 구체적 결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애널리스트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안이므로 향후 공동성명의 실질적 이행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호재가 한꺼번에 반영되기보다는 NPT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수용, 남북 직접 접촉 빈도 증가 등 사안별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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