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탱크 동원 英軍 구출 사건 놓고 英-이라크 정부 '불편한 관계'

이라크 주둔 영국군이 19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탱크를 동원해 이라크 보안군에 체포된 영국 병사 2명을 구출한 일과 관련,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군은 그동안 저자세 보안 정책으로 미군에 비해 비교적 바스라의 시아파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일로 이라크인들과 영국군 간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군은 이 병사들이 불법으로 구금됐으며 시아파 저항세력에 넘겨졌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구출작전이 "절대적으로 정당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영국 당국은 또 두 병사들이 살해당할까 두려웠기 때문에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신속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존 리드 영국 국방장관은 이라크 법에 따라 이라크 당국에 구금된 연합군 병사들은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인계돼야 하지만 두 병사들이 인계되지 않았다면서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체포됐던 영국 병사들은 민간인 차림으로 "매우 수상하게 행동했으며" 정보를 수집하려 했기 때문에 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TV는 20일 이들 병사들의 소지품에서 임무 수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가발과 아랍식 스카프, 대전차미사일, 통신장비 등이 발견된 장면을 소개해 이라크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브라힘 자파리 이라크 총리의 고문인 하이더 알 에바디도 기자회견을 통해 "아마 영국 병사들은 무언가를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거기 있었던 것 같다"면서 "현재 이라크와 바스라의 긴장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두 병사가 민간인 복장으로 정보를 수집하려 했기 때문에 이라크 보안군의 반응은 완전히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군이 이번에 일어났던 식으로 병사들을 석방하려 했던 것은 매우 불행한 사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이번 일로 양국 관계가 긴장상태에 놓이게 됐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태 진화에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 정부는 성명을 통해 "바스라에서 있었던 최근의 사태에 대한 반응으로 이라크 정부는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 같은 양국 정부 간 '위기'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바스라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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