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죄피해자 지원실적 전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2일 대구 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에서 대구고·지법, 고·지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열어 지역법조계 문제점들을 집중 논의했다.

한편 국정감사 시작 전 증인출석 문제를 놓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열린우리당 선병렬·이은영 의원은 이건희, 홍석현, 홍석조, 이학수 씨의 출두를 주장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발해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 고·지검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대구지검의 검사 1인당 사건 처리율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특히 서울지검 대비 사건 처리율을 보면 대구지검 검사가 약 1.5배에 달한다"며 "대구지검이 무리하게 사건화하고 있지 않는지 검증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해 대구지역 보복범죄 건수(18건 접수)는 전국 최고였지만, 보복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범죄피해자 지원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시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북지역 대학 비리 문제와 관련 "감사원 감사가 이뤄진 후 마지못해 늑장수사를 하는 등 대학비리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대구지검에 대해 "채권자가 채권을 추심할 때 함부로 법원서류 형식을 이용하거나 근거 없이 강제집행 위협을 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자라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는 방법으로 채권을 추심하면 공갈죄에 해당된다"며 "많은 채무자들이 카드사 협박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 사채 등으로 빚을 갚다가 오히려 빚을 키우고 있는데 카드사의 이러한 행위는 칼만 안 들었을 뿐이지 강도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구 고·지법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올해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총 1천180건으로 급증하고 있으나 파산신청 미제율은 60%로 전국 평균보다 10% 웃도는 등 늑장처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은 이유로 대구지법에 대한 민원인 만족도는 2003년 전국 3위에서 작년에서는 9위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성영 의원은 "작년에 공탁금을 지방은행에 유치하라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원 공탁금의 지방은행 유치기준을 하향조정하더라도 지방은행을 배려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은 "우리나라와 같은 공판중심주의 국가에서 가장 큰 함정은 증인들의 위증문제"라며 "최근 3년간 대구·경북의 경우 위증 기소 비율이 37%로 전국 30%보다 훨씬 높아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용규 의원은 대구지법에서 문서감정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모씨에 대해 "문서비리 상습위조 혐의가 있는 자를 '허위감정했다는 의심이 가지만 감정결과를 왜곡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현재까지 대구지법 경주·포항지원 감정사로 등재해놓았다며 "범법자를 처벌해야 하는 곳이 오히려 은신처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재천 의원은 지역법관제와 관련 "지역적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타 국가기관의 노력과는 반대로 법원은 인사운용의 안정성을 명분으로 지역법관제를 제도화하고 있고, 대구고법의 경우 이를 악용해 지역법관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고(48%), 법원장을 제외한 부장판사 전원이 같은 지역 출신, 같은 학교 동문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문제점을 파헤치면서도 대구지검의 범죄피해자 구조노력과 고객감동 캠페인 등에 대해 칭찬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지난 3년간 범죄피해자 구조금을 요청하는 접수건수는 대전·광주지검 등이 10여 건인데 반해 대구지역이 53건으로 월등히 높아 이를 높이 산다"며 "특히 조균석 전 김천지청장의 제안으로 설립한 '피해자 지원센터'는 대구 인근 지역의 범죄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심리치료, 법률상담,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는 등 선행사례로 꼽힌 바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이은영 의원은 대구지검에서 검찰혁신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고객감동의 친절운동'이 민원인 위주로 잘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모범사례로 꼽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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