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허리케인 비상…100만 名 대피령

'리타' 5등급 초대형 허리케인 격상…주말쯤 본토 도착

미국 남부 멕시코만 해안에서 텍사스주 방향으로 진행중인 허리케인 리타가 21일 오후(현지시간) 가장 강력한 수준인 5등급으로 세력을 확장, 미 남부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리타가 이날 오후 4시 현재 최대풍속이 시속 265㎞(165마일)에 달해 5등급으로 격상됐으며, 이번 주말께 미 남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리타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일대에 재앙을 안겨준 4등급 카트리나를 능가하는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격상됨에 따라, 미 남부 멕시코만 연안 주민 100여만 명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텍사스 남부 및 루이지애나주 해안지대 주민들은 카트리나의 참사를 의식한 듯 미리 대피 행렬에 나섰으며, 주요 고속도로에는 이들을 태운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리타 5등급으로 격상=이날 오전만 해도 3등급으로 분류됐던 리타는 이날 오후 접어들면서 4등급, 5등급으로 세력을 크게 확장시켜 나갔다. 국립허리케인센터의 기상학자 크리스 랜드시는 "리타가 멕시코만의 따뜻한 해수와 만나면서 큰 위력을 갖춘 5등급 허리케인으로 돌변했다"고 밝혔다.

리타는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남동쪽 755마일(1천215㎞) 지점에 머물고 있으며, 시속 13마일(21㎞)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다른 기상예보관들은 "리타가 지금과 같은 풍속을 계속 유지할지, 예상 진로를 바꿀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총 5개 등급으로 분류되는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248㎞(155마일)를 넘으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리타' 언제, 어디로 향하나=현재의 풍속과 풍향대로라면 리타는 이번 주말쯤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주 남부 해안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공략지는 텍사스주의 갤버스턴과 코퍼스 크리스티에 이르는 멕시코만 중부일대가 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CNN과 폭스뉴스 등은 과거 허리케인이 그랬듯 중간에 풍향을 바꿔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인 뉴올리언스를 또다시 강타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뉴올리언스시 당국은 또다시 허리케인 피해를 입을 것에 대비, 둑 보강공사에 박차를 가했다.

◇ 주민 100만 대피령=리타의 예상 진로에 위치한 텍사스주 릭 페리 주지사는 이날 멕시코만 연안의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보몬트에 이르는 지역 주민들에 대해 긴급 대피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빌 화이트 갤버스턴 시장은 주민들에 대한 강제 대피령을 내려 주민 24만여 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21일 저녁까지 휴스턴을 떠나 긴급대피에 나서는 사람들은 최대 1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내 4대 인구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휴스턴에서 약 50마일 떨어진 갤버스턴섬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주와 주를 잇는 고속도로와 일반 고속도로에는 피난길에 나선 주민들 차량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부시, '최악의 사태' 대비 공언=부시 대통령은 이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주 및 지방정부의 대피 명령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방 및 지방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며 뉴올리언스와 갤버스턴 등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지역 주민들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줄 것을 호소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