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니오 모리코네 내한공연 돌연 무산

오는 2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첫 내한공연이 공연을 불과 이틀 앞두고 돌연 무산됐다.

또 공연기획을 주도한 시온커뮤니케이션의 S실장은 이 공연의 입장권 판매와 관련해 사문서 위조 혐의로 22일 현재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를 담당한 서대문서 손창배 수사과장은 "사문서 위조, 공정증서 원본부실기재 혐의로 S실장에 대해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24일로 예정된 공연은 일단 무산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시온커뮤니케이션 관계자들과는 현재 일절 연락이 닿지 않아 공연 취소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연계에 따르면 시온커뮤니케이션은 이번 공연을 위해 설립된 신생 기획사로, 모리코네 측에 개런티 중도금도 지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엔니오 모리코네 내한공연을 추진했던 다른 기획사의 대표는 "모리코네 측에서 현장 리허설만 5일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런티를 받지 못해 공연을 이틀 남겨둔 지금까지도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22일 오전 열릴 예정이던 모리코네의 내한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모리코네는 원래 공연에 앞서 지난달 29-31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미리 한국을 방문,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때도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됐다. 당시 기획사 측은 모리코네가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에 올 수 없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시네마 천국' '미션'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첫 내한으로 화제를 모았던 데다, 100인조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는 대규모 공연이었던 만큼 공연 취소에 대한 파장도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놓고, 무산 이유가 다름아닌 신생기획사의 준비 부족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관객 항의는 물론 한국 공연계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도 실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입장권 판매를 맡았던 티켓링크 측은 "아직 기획사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못해 일단 예매 사이트를 통한 입장권 판매만 중단해 놓은 상태"라며 "공식 입장을 받는 대로 관객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