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만세-암 예방과 비타민

건강상태 따라 종류·양 신중해야

나이가 들면 치매·뇌졸중(중풍)과 함께 암이 가장 걱정스런 질병이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암 발생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인 위암인 경우 40~44세에는 인구 10만 명당 37예에 불과하나 75~79세가 되면 521예로 거의 10배 이상 증가한다.

요즘 비타민, 미네랄 보충제 등을 섭취해 암을 예방한다고 하지만 암은 복잡하고 간교한 병이라 간단하게 예방을 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암은 바이러스나 세균처럼 외부에서 인체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정상 세포 하나가 반란을 일으키면서 비대한 몸집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주인과 함께 공멸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또한 암의 부위나 조직학에 따라 원인도 다르고 그에 따른 예방법도 달라진다.

암에 영향을 미치는 수 많은 다른 요인들을 다 제외하고 비타민과 미네랄만의 영향을 찾아내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연구들을 기초로 제한적인 결론을 내려보면 비타민C는 위장관 암과 방광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일 용량은 500㎎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비타민E는 전립선암과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으며 하루 200~400㎎이 적당하다. 칼슘은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일 용량으로 500~1천㎎이 권고되고 있으나 셀레니움은 아직 암 예방을 위해 권고하기에 연구가 미비하다. 그리고 매일 복용하는 복합비타민과 미네랄 제제는 해가 없으며 암 예방에 이득이 있을 것으로 권고되고 있는 정도이다.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는 미국 하버드대 월리트 박사의 말처럼 '생명보험'처럼 생각하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연구가 진행돼 암을 예방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이를 복용하지 않고 지낸 세월이 아깝기 때문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다. 가령 고용량의 베타카로틴은 흡연자에게는 오히려 폐암 발생을 증가시킨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이나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베타카로틴 보충제는 금기사항이다.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되지 않은 금연자도 마찬가지다.

또한 평소 식품 등으로 섭취하는 비타민과 미네랄 양도 고려해야 한다. 자신이 가진 병과 암에 걸릴 위험에 따라 피해야 하거나 더 많이 복용해야 할 비타민제와 미네랄 보충제가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매일 비타민과 미네랄 복합제제를 복용하면서 건강한 식품과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특정한 암에 걸릴 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예방검진을 제때에 받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길이다.

이충원 계명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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