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 1위 상품은 줄어드는 반면 중국은 매년 1위 상품이 수십 개씩 늘어나 우리의 10배를 넘는다고 한다. 수출 확대에 필요한 부품 소재 산업의 기술 경쟁력도 선진국은 저만치 앞서가고 중국 등 후발개도국들은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선진국과 후발 개도국의 틈새에 끼인 '넛 크래커(nut cracker)'가 한국 경제의 현주소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세계 일류 상품 제도를 운영해 487개 품목을 선정하는 등 기술 경쟁력 제고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1999년 91개이던 1위 상품이 3년 만인 2002년엔 77개로 오히려 14개나 줄었다. 경쟁국인 중국은 616개에서 787개로 늘었다. 문제는 현재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부품 소재 분야의 현재 기술력은 일본의 9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0년에도 한국의 기술력은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반면 중국의 기술력은 2010년께 한국을 상당히 뒤쫓아올 것으로 예측됐다.
산자부 국감 자료에서도 주력 수출 품목인 정보기술(IT) 제품의 부품 국산화율이 50~7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주국을 자처하는 CDMA 방식의 휴대전화 국산화율조차 57%다. 결국 범용 제품은 값싼 중국 제품에, 첨단 제품은 선진국 제품에 협공당해 IT 제품마저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면서 국내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는 데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 공급마저 둔화되는 상황이다.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향상도 거북이 걸음이다. 투자가 늘 수 없고, 성장 잠재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본'생산성 등 3대 성장 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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