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인파산 신청은 급증, 처리는 미적미적

대구·경북지역의 개인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으나 처리 미제율은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법이 22일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대구지법의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천180건으로 지난해의 1천54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부산의 개인파산 신청 545건의 두 배가 넘고 서울중앙지법(6천327건)과 수원지법(1천699건)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치.

대구·경북의 개인파산은 2002년 66건에서 2003년 318건, 지난해 1천54건으로 매년 3, 4배 증가세를 보여 지역경기 침체로 인해 서민들의 삶도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대구지법의 개인파산 처리 미제율은 60%로 전국 평균 49.9%에 비해 크게 높아 처리속도가 너무 늦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자신의 채무를 일정 부분 탕감받고 나머지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는 법원의 개인회생제가 시행된 지 1년 만에 2만여 명의 채무자가 빚의 늪에서 구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작년 9월 23일 시행된 개인회생제 외에 채무를 완전히 탕감해주는 개인파산신청도 꾸준히 늘고 있어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이 채무자나 신용불량자에게 새삶의 빛을 주는 제도로서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신청서나 변제계획안 작성 등 혼자 힘으로는 서류작업이 쉽지 않은데다 변호사 등 대리인을 쓸 경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 이용절차나 법률서비스 등 제반사항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작년 9월 132건에 불과했으나 11월 3천541건으로 3천 건을 돌파하는 등 올 8월까지 개인회생 총 신청건수는 3만8천828건이었으며 이 중 2만433명이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았고 8천987명에 대해서는 변제계획 인가까지 났다.

개인회생 개시결정이 이뤄지면 대부분 변제계획 인가까지 받는다는 점에서 1년 새 2만 명이 넘는 채무자가 개인회생 덕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빚더미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법원별로는 서울중앙지법이 6천941건으로 신청건수가 가장 많았고 수원지법 4천953건, 대구지법 4천621건, 부산지법 4천532건, 대전지법 2천819건 순이었다.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2000년 329건, 2001년 672건, 2002년 1천335건, 2003년 3 천856건, 2004년 1만2천373건으로 최근 크게 늘어났으며 올 들어서는 8월까지 2만71 명이 신청해 작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7월에는 3천47명이 신청해 월간 신청건수 기준에서 처음으로 3천명을 넘어섰다.

작년 이후 개인파산을 신청해 파산선고를 받은 이들은 모두 2만2천542명이었으며 채무변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면책결정까지 받은 채무자들은 모두 1만3천1 명이었다.

특히 파산선고자 중 면책이 이뤄지는 비율인 면책허가율은 2000년 57.5%로 절반가량에 불과했으나 2001년 67.8%, 2002년 77.3%, 2003년 89.5%로 꾸준히 늘어났다 2 004년 97.6%로 대부분의 파산선고자들이 채무의 늪에서 구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개인 워크아웃은 신청비용 5만원만 내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조정안까지 마련해주지만 개인회생 절차는 신청서와 변제계획안을 직접 작성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작성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는 수 없이 개인회생 신청자는 변호사나 법무사 등 대리인을 써야할 경우가 많지만 수수료가 100만∼200만원에 달해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을 통한 무료 법률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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