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리타' 4등급으로 세력 약화

대피 차량 몰려 휴스턴 '교통지옥'…10분 거리 10시간 걸려

허리케인 리타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최대위력인 5등급에서 한 단계 낮은 4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됐으며, 25일 오전쯤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일대에 상륙할 것이라고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발표했다.

허리케인 리타는 한때 시속 175마일의 초대형 강풍으로 세력을 크게 확장했으나 멕시코만 일대를 지나면서 세력이 약화돼 이날 오후 현재 최대 풍속 150마일 수준의 4등급으로 약화됐고, 미 본토에 도착하는 25일쯤에는 3~4등급으로 좀더 약화될 것으로 예보됐다.

허리케인 4등급은 풍속이 시속 131∼155마일(210∼249㎞)에 달하는 강풍을 의미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재앙을 입었던 루이지애나주 일부 해안지역은 이미 열대성 폭우의 영향권 내에 들었으며, 향후 12~24시간 내에 7.6~12.7㎝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에드 라파포르트 NHC 부소장이 전망했다.

이에 따라 카트리나 강타 때 붕괴된 둑 복원공사에 주력해온 뉴올리언스는 또다시 폭우에 따른 둑 범람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리타는 현재의 풍향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텍사스주 남동부 갤버스턴과 루이지애나주 남서부 접경지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며, 풍속은 향후 24시간 이내에 3등급으로 약화될 수 있으나 여전히 위험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특히 CNN 기상예보관은 리타가 텍사스나 루이지애나주에 도착한 뒤 리타의 북동쪽에서 토네이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고, 만약 리타가 텍사스주에 머문다면 지역에 따라 63.4㎝ 이상의 비를 뿌릴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 등 180만 명에 비상대피령이 내려진 텍사스, 루이지애나주의 주요 도로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대피 차량이 고속도로를 가득 메워 160㎞ 거리에 걸쳐 거대한 주차장이 형성되는 등 사상 최대의 피난 행렬을 이루고 있다.

경찰은 도중에 휘발유가 떨어진 차량을 위해 가솔린을 실어 나르며 대피를 돕고 있고, 일부 정유소들은 몰려드는 차량에 기름을 공급하느라 기름이 동나 문을 닫는 경우도 적지 않다.

휴스턴 관계자들은 "평소 10분 거리가 10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대피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극심한 교통 정체 현상은 불가피하며, 휴스턴 공항도 장애를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CNN,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들은 "지금 휴스턴은 문자 그대로 교통지옥"이라며 허리케인 리타의 이동 경로와 풍속, 주민들의 대피 행렬을 시시각각으로 전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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