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 회담 공동 성명에서 채택된 200만㎾ 대북 에너지 지원 비용으로 향후 9~13년 간 적게는 6조5천억 원에서 최대 11조 원까지 들어갈 것이라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감 답변이 가슴을 짓누른다.
정 장관의 추정액은 축소됐다며, 향후 19조2천억 원까지 들 것이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대로라면 대략 10년 간 2조 원에 가까운 대북 지원 비용을 내야하는 셈이다. 3% 대로 내려가리라는 올 경제 성장률이 말해 주듯 지금 우리 경제는 바닥권이며, 세수는 구멍 나 소주세마저 올리려는 판에 대북 지원 규모를 접하면 답답함을 넘어서는 심경이 된다.
정 장관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에 중대 제안을 하고 돌아올 때만 해도 200만㎾의 대북 송전 프로젝트는 중단된 신포 경수로 건설에서 남은 돈으로 가능한 것처럼 전해졌다. 그러나 턱없이 낮은 액수를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욱이 경수로 대신 전기를 주는 게 아니라 전기는 물론 중유와 새로운 경수로 제공 논의까지 이중 삼중 부담을 명문화해 십수 년째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가 과연 흑기사 역할을 해 낼지 걱정이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추진 중인 대형 국책 사업 규모가 700조 원을 넘어선다. 국방 개혁(289조 원), 국가 균형 발전(115조 원), 행정 도시 건설(45조6천억 원) 등에 600조 원 이상 필요하고, 이 중 국가에서 충당해야 할 비용이 연 41조 원에 달한다. 이는 모두 국민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이런 마당에 대북 에너지 지원 비용까지 겹쳤다. 전문가들은 남북 협력 기금 확충,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별도 예산 책정 등을 거론하고, 남북 협력 기금을 6천500억 원에서 내년엔 1조 원 규모로 증액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세금으로 되돌아오니 국민의 마음은 편치 않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쪼들려도 세금은 내는 게 국민 된 도리요 의무다. 더욱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 비용'으로 쓰자는 데 군말 더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부는 대북 지원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 국민은 언제나 쥐어짤 수 있는 '봉'이 아니지 않은가. 대북 지원 비용이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책정되도록 조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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