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로 읽는 부의 세계사

데틀레프 귀르틀러 지음/장혜경 옮김/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부자 이야기는 흥미롭다. 부를 창출하기 위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기 때문. 역사적으로 최고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동시대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호,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인식하고 모험가적 기질을 발휘하여 그 길에 평생을 매진했다.

이 책은 '부와 부자'를 소재로 하고 있다. 독일 유력 잡지 전문기자였던 저자는 세계사의 한 획을 그은 역대 최고의 부자들을 뽑아 그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했으며 어떻게 세계사의 지형을 움직였는가를 분석하고 있다.

포드는 어떻게 공장 노동자들도 살 수 있는 값싼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을까. 노조 없는 신문 인쇄소를 차린 머독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 역사 속에서 최고 부자들의 가치와 업적을 조명하는 것은 역사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부를 창출한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국가를 움직이고 시대의 가치를 만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세계사의 지형을 크게 흔들었기 때문이다.

최고 부자들이 자신의 권력과 돈, 군대를 이용해 세계사를 바꾼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1839년 벨기에가 네덜란드의 룩셈부르크와 림뷔르흐를 빼앗고자 전쟁자금을 마련할 때 19세기 최고의 부자인 로트실트 가문은 이에 반대하여 군사 채권을 발행해 주지 않았다.

저자는 사회와 경제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부의 미래도 전망하고 있다. 포드가 기존의 가치였던 테일러 시스템과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결합하여 포드만의 자동차 생산방식을 창출했고 빌 게이츠가 헐값에 DOS 운영체계를 사들여 완성된 회사를 만들었듯이 21세기 시대를 움직일 최고 부자들은 창조가 아닌 최적화의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동서와 빈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기회란 것은 존재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새로운 가치가 시대의 정곡을 찌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집트 파라오를 시작으로 카이사르를 거쳐 빌 게이츠까지 인류 3000년 역사 속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발자취를 통해 부의 탄생과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고 경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364쪽, 1만2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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