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감뒤 '술자리 폭언' 파문 점입가경

사실여부 따라 치명타

22일 벌어진 '술자리 폭언 논란'은 진실 여부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파문의 중심에 선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자, 대구여성회 간부, 술집 여주인 등 3명을 거짓말과 허위 보도를 했다며 26일 검찰에 고소했다.

또 이번 논란의 중심이 자신이 아니라 술자리에 동석한 대구지검의 간부검사라고 주장했고, 자신의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가하기 위한 정치권의 음모설까지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관심거리는 실제 '성희롱'이 벌어졌느냐,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이 있었느냐, 그리고 '누가 했느냐'는 것. 이에 대해 당사자들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어 결국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 의원은 가해자에서 억울한 '피해자'로 자유로울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여러 번 '술사고'를 친 경험이 있는 터에 국민과 시민단체, 국가기관, 언론 모두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 탄로 나 자칫 정치 생명까지 위협받을 판이다.

또 주 의원이 주장하는 사건의 본질이 자신의 폭언이 아니라 '간부검사의 성희롱'이라면 검찰로 파문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술자리에 참석했던 한 술손님은 '검찰 간부가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 얘기를 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해 진위여부에 대해 어떤 방식이든 밝혀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술자리 파문 당사자 여부를 떠나 피감기관의 '접대 술판'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달게 받아야 하고, 참석자 및 책임자 문책 등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주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오마이뉴스, 대구여성회, 술집 여주인 등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결과에 따라서는 적잖은 부담을 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술집 여주인의 주장은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주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여주인은 당장 주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오마이뉴스 역시 향후 진실 게임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보도한 것인지, 아니면 사실을 침소봉대한 것인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은 피감기관으로부터 국감 직후 술대접을 받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지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사진: 지난 22일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의혹이 제기된 대구 동구 모호텔의 ㄹ바 입구.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