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도 못돼 초대형 허리케인을 두번이나 맞은 루이지애나의 주도 뉴올리언스는 25일(현지시간) 어두운 침묵과 정적에 휩싸여 있다. 엄청난 희생자를 낸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이기도 하지만, 범람했던 물을 가까스로 빼내고 복구의 희망을 불사르고 있던 터에 3등급의 리타가 또다시 도시를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카트리나가 3주 전 강타한 이후 무너진 둑 재건에 총력을 경주, 어렵사리 둑 공사를 마무리 지었으나 23일 허리케인 리타의 접근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또다시 물난리를 만났다.
둑에 균열이 생기면서 다량의 물이 일시에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인 뉴올리언스시 제9번 구역 일대에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고 이 일대 도로들이 완전 침수됐다.
뉴올리언스 주민들은 카트리나 재앙을 고려, 일찌감치 '엑소더스' 행렬에 가담하는 바람에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을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며 장탄식을 한다. 일각에서는 카트리나와 리타 등 두차례의 허리케인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를 과연 살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의 만성적 공격 지대인데다 해수면 보다 낮은 지형적 특수성 등으로 쉽게 침수되고 천문학적인 복구비를 감안할 때 차라리 도시 전체를 이전하는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도 "시의 인구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 전체가 침수되기 이전의 절반 수준인 25만명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한다. 카트리나로 파괴된 도시 기반시설들이 인구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12 ~18개월 동안 시민이 상당수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휴스턴에 수용돼 있는 뉴올리언스 이재민 68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뉴올리언스로 돌아가겠다는 응답자는 43%에 불과하고, 44%는 다른 지역에 정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복귀 의사를 밝힌 응답자중에서도 원래 살던 곳을 피하겠다는 사람이 많아 침수됐던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중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인 것은 리타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는 덜해 도시 전체를 포기해야 할 만큼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다 카트리나 강타때 '늑장대응' 비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부시 행정부가 이번에는 기민한 대응에 나선 것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카트리나 피해지역 복구에는 3천억 달러, 리타 피해복구에는 1천억 달러선의 복구비가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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