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준비하는 모두가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29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05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지휘를 맡은 다니엘레 아지만(이탈리아 살레르노 시립극장 지휘자) 씨.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지휘자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개막 공연을 준비하는 그의 자세는 진지하다. 게다가 이미 10차례나 리골레토를 공연해봤지만 이번 오페라 축제에서는 이탈리아 베르디 살레르노시립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해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터. 두 나라 음악인들의 호흡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관건이다. 물론 화음을 이뤄내는 것은 지휘자의 몫이다.
그는 리골레토는 음악, 무대 배경, 주인공의 성격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완벽하다시피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수많은 곡을 쓴 것으로 유명한 베르디 역시 죽을 때까지 자신이 쓴 작품 중 가장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인정하는 작품이 바로 리골레토였을 정도니까요."
그는 대구시민들에게 오페라의 진수를 맞보게 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완벽한 하모니를 선사해야한다는 생각에 지난 15일 대구에 온 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긴 연습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준비과정이 즐겁다고 그는 말한다. "유일한 어려운 점이라면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 성악가들처럼 기량이 뛰어난 성악가들과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한다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작품 자체가 이탈리아 '고어(古語)'로 표현되다 보니 그 당시의 섬세한 뉘앙스를 표현하는 데까지는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젊은 이태리 성악가들조차도 겪는 어려움"이라며 한국 성악가들의 실력을 치켜세웠다. 관람 포인트를 들려달라고 했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관객들이 어려운 대사를 듣고 그 내용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성악가들의 빼어난 연기, 그런 연기를 뒷받침해주는 음악과 무대 환경들,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맛보게 해줄 것입니다."
"뛰어난 오페라 극장, 게다가 이런 오페라 축제를 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구의 높은 문화 수준을 가늠케 해줍니다. 앞으로 대구가 세계적 오페라의 고장으로, 또 오페라 하우스가 세계적 극장이 되기 위해서는 밀라노 스칼라 극장처럼 자체적으로 전문 학교를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그는 자리를 일어서며 "오페라를 어렵다고만 느끼지 말고 친숙한 음악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런 기대와 믿음을 주기 위해서 개막작품을 준비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역량과 열정을 바치고 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 다니엘레 아지만은 누구?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 전 세계의 60개가 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마드리갈리스티 암브로지아니(바로크 음악) 예술감독, 루가노 시즌오페라 음악감독(라보엠, 세빌랴의 이발사,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지휘), 밀라노 주세페 베르디 국립음악원 예술감독, 일본 시즈오카 심포니 오케스트라 객원예술감독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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