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든 것 버리니 몸과 마음 건강"

명퇴하고 불문에 귀의한 조우연 전 여수부시장

"모든 것을 버리니 마음과 몸이 맑고 건강해졌습니다" 지난 3월 고위공무원직을 과감히 뿌리치고 불가(佛家)에 귀의한 조우연(趙禹衍. 49.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1동)씨.

조씨는 명문대를 나와 고시에 합격해 부시장.부군수, 도의회 사무처장 등을 거쳐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장으로 있다 50세도 채 안된 젊은 나이에 일반직 공무원으로는 최고인 1급(관리관)으로 명예퇴직하고 수행길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불심이 깊은 부인을 통해 우연히 불문에 대해 알게된 뒤 '또 다른 세계'를 알고 싶어 퇴직을 결심하게 됐다. 조씨는 퇴직 후 일산 자택에서 모든 연락을 끊고 수행하면서 경북 경주 마하보리선원과 서울 약수동 빤띠따라마분원을 가끔 오가며 정진하고 있다.

집에 있을 때는 오전 6시 기상해 밤 11시까지 산책과 수행, 참선, 독서(주로 불교서적) 등으로 하루를 보낸다. 퇴직 절차를 끝낸 지난 4월초에는 1주일간 미얀마 양곤에 있는 딴띠따라마선원을 방문해 소승불교의 세계적인 인물로 알려진 우빤띠따(86) 큰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우빤띠따 스님을 만나 '동서융화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시고 있는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말을 드렸다가 '네 마음이나 꿰뚫어 봐라'라는 질타를받고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참선 2-3개월만에 250까지 수치가 올랐던 당뇨가 없어지고 녹내장도 사라져 건강을 포함한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25년간 공무원으로 국가에 봉사한 것도 보람있었지만 재가 불교인이 된 것도 이에 못지 않게 보람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출신인 조씨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80년 전남도 사무관을 시작으로 전남 구례부군수, 법무담당관, 감사실장, 민방위재난관리국장, 의회 사무처장, 공무원교육원장, 여수부시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조사2국장 등을 역임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