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구협회 첫 국감…회계부정 의혹 등 제기

사상 처음 실시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투명한 축구 행정을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대표팀 감독 경질 및 선임 과정부터 협회 회계부정 의혹, 상표권 보호 실태까지 전방위로 협회 행정의 문제점을 파고 들었고 방어에 나선 협회 간부들은 의혹을 들춰내기 위한 공세를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7일 서울올림픽미술관에서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생활체육협의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질의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축구협회의 회계결산 부정 의혹 외에도 선수들의 약물복용 및 폭력 실태, 경륜.경정운영본부의 경주 예상지 '승인제'에 대한 특혜 시비, 난지도 골프장 운영 문제 등 스포츠계 전반적인 현안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축구협회는 조 부회장을 비롯해 실.국장 이상 간부 20여명이 감사장에 총출동해 답변 전략과 자료를 준비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계속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지도자와 축구인들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국회로 넘어온 한국축구'를 관심깊게 지켜봤다.

의원들은 대표팀 감독 계약과 관련해 외신 보도와 실제로 일이 진척된 날짜가 들어맞지 않는 등 미리 대상자를 정해놓고 여러 명의 명장들을 접촉하는 듯한 '모양새'를 갖춘 게 아니나며 따져 물었다.

또 전임 본프레레 감독이 떠나면서 '서운한' 얘기를 쏟아낸데 대해 협회의 지원이 부실하지 않았느냐며 추궁의 강도를 높였다.

의원들은 이어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가 독점 스폰서대행사의 법인감사로 등재되고 주식도 보유하는 등 배임수재 혐의가 있어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압박을 더해갔다.

또 에이전트업체인 KAM과의 유착설 및 비자금 창구설, 역분식 회계를 통한 세금 탈루 등 '회계부정 8대 의혹'을 함께 제기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모든 예결산 내용은 공개돼야 한다"는 조 부회장의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또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감사원 감사를 자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의가 나오자 조 부회장은 "협의해 보겠다. 실무 부회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뜻은 없다"고 답했다.

협회 간부들은 그러나 처음 받아본 이날 감사에서 질문 공세가 쏟아진 반면 협회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답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 부회장은 "감사가 처음이다 보니 직원들이 열심히 준비했지만 부족한 게 많았던 것 같다. 의혹이 있다면 정확한 자료로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앞서 질의자료를 통해 "축구협회 로고에 대한 상표권 등록이 정몽준 회장 개인 명의로 돼 있고 호랑이 엠블렘의 경우 축구협회 후원업체인 나이키사의 명의로 돼 있어 정 회장 사임 이후나 후원사 변경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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