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간부, '술자리 폭언' 수위 관심

대구고검, 목격자에 이어 여 주인도 조사

대구 모호텔 '술자리 폭언'을 시인한 대구지검 정선태 1차장이 "실언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폭언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술집 여 주인 A(31)씨와 당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이모(39.약품도매업체 전무이사)씨 등은 "당시 정 차장이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 차장은 '술자리 폭언' 파문이 확산되자 27일 오후 유인물을 통해 "계산 과정에서 실언을 했다"고 시인하고 "술에 취해 솔직히 대화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과음한 것은 나의 불찰이며 현재 진행중인 검찰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을 달게 받겠다"며 "결과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주성영 의원의 행동으로 비쳐지게 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여주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파문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여 주인 A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주성영 의원으로부터 욕설을 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주 의원보다 더 심한 욕설을 한 사람은 검찰간부였다"고 말했다.

A씨는 "그 간부가 성희롱성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내용을 다 알고 있느냐, 알고 있으면서 왜 기사를 쓰지 않느냐"고 반문해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음을 암시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씨도 "의원들이 바에 들어오기 10분 전쯤부터 이들이 모두 나가고 20분쯤 후까지 바 내에 있었는데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은 주 의원이 아니라 검찰 관계자였다"고 증언했다.

또 "그 간부가 여 주인과 계산과정에서 "너 XX냐?" 를 시작으로 "얼마면 되냐?" 등으로 이어지다가 점점 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성희롱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26일 밤 대구고검에서 진상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검찰간부가 여 주인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여 주인 A씨도 이날 대구고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만간 정 차장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과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검찰의 조사가 끝나면 폭언 수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파문에 대해 조속히 조사를 마무리한 뒤 정 차장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 차장은 80년 행정고시(24회), 81년 사법고시(23회)에 모두 합격하고 광주지검 특수부장, 대검 형사과장, 대검 마약과장, 창원지검 진주지청장을 거친 뒤 현재 대구지검 1차장에 재직 중이며 내년 검사장 승진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은 이번 파문의 쇼크로 부인이 쓰러져 급히 상경했다가 27일 오후 대구에 다시 내려와 사무실에 칩거한 채 "유인물을 통해 입장을 모두 밝혔으며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한편 박상길 대구지검장은 이날 오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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