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즐비한 간판들을 보면 요즘 무슨 산업이 뜨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상가마다 PC방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학부형들은 이 PC방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하고 게임중독이라는 말마저 나오는 걸 보면 어릴 적 시간 가는 줄 모르던 팽이치기 정도는 상대가 안되는 놀이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교육혁신위원회에서 '직업교육체제 혁신방안'을 통해 게임고, 로봇고, 인터넷고 등 특성화고를 현재 60여개에서 2010년까지 200곳으로 늘리기로 하였고 지역 위덕대의 경우 올해 수시 1학기 모집에서 게임학부가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게임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온라인게임의 국내 가입자가 2천500만 명에 달하면서 대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잇따라 만들고 e-스포츠가 생중계되면서 프로게이머들은 가수, 배우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산업은 제조업평균 30%, 영화'방송 등 50% 내외에 비해 부가가치율이 60%로 높고 세계적으로 11%대의 고성장을 하고 있으며 '헤일로'라는 비디오게임은 출시 하루 만에 1천500억 원의 매출을 거둔 사례만 보더라도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게임시장은 620억 달러 규모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4조8천억 원에 달하며 대구는 3천억 원 정도로 서울'수도권 다음인 전국 2위 규모다. 대구의 게임산업은 지난해 게임업체수 27개, 매출액 200억 원, 고용인력 280명이며 2010년에는 업체수 80개, 매출액 3천890억 원, 고용인력 2천5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경북에서 게임전공을 개설한 대학은 14개로 22개인 서울 다음으로 많으며 해마다 600~700명의 젊은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대구게임산업은 다른 지역 업체들이 서울의 용역 형태가 대부분인데 비해 직접 게임 개발에 나설 정도로 질적으로 우수하다. 지역 업체가 개발한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인 '그랜드 체이스'는 회원수 350만명에 동시접속자가 1만~1만5천 명을 웃돌고 게임 수출 상담만 30개국에 이르며 게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 출판과 인형 사업도 벌이고 있다.
대구의 미래산업으로 급부상한 게임은 전문인력의 지역 U턴, 대학 게임 동아리와 학과의 인재풀 형성, 대규모 거리 게임 축제 등 인프라를 착실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에 열린 '2005 대구 e-스포츠 페스티벌'은 전국 40여 업체, 선수단 5만 명이 참가해 경제효과만 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는 10년간 1조 1천539억 원을 투자하는 대구문화산업발전계획을 발표하고 게임, 모바일콘텐츠 분야 등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대구시는 게임테마파크 조성, e-스포츠 전용경기장 유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게임아카데미'전문대학원 설립, 전국 지자체 최초로 프로게임단 창단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국제 게임도시 육성을 위한 국비 26억 원을 요청해 놓았고 대구문화산업전문펀드 100억 원을 조성해 이중 60%를 지역 관련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지정된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의 문화산업클러스터에 미국 UCI대학과 60억 원을 투입, 게임과 모바일콘텐츠의 R&D를 위한 합작 연구개발센터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구게임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야별(프로그래밍'기획'그래픽'사운드) 특화 전략과 맞춤교육, 투자 유치, 유통시장 구조 개선 등이 절실하며 기술, 정보, 창업보육,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고 마케팅 지원과 국'내외 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정부도 대구와 부산을 축으로 한 영남권 초광역권 벨트를 통해 지역 게임산업을 육성하고 저작권 및 법제도와 세제 개선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되며 최후 승부처는 바로 문화산업"이라고 설파했다. 문화산업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게임산업을 대구에서 만개(滿開)시키기 위해 산'학'연'관 그리고 시민 모두가 일심동체가 되어야 할 때이다.
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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