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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새집증후군'

인류역사와 더불어 시작한 건축은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은신처(Shelter)로 인간의 생활을 담기 위한 그릇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주거시설은 구석기시대의 동굴주거에서부터 현대의 건축재료와 시설을 갖춘 주택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현대의 주택이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을 일으켜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고 있다.

새집증후군은 새로 지은 집이나 보수한 집에서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두통,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 기관지염 및 피로 등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새집증후군의 발생원으로 인공건축재료와 실내자연환기량의 감소를 들 수 있다.

건축재료는 생산방법에 따라서 천연재료와 인공재료로 분류할 수 있는데, 황토·돌·나무 등이 천연재료에 속하고, 공장에서 대량으로 양산되는 단열재·벽지·마루·페인트·접착제 등은 인공재료에 속한다.

이 인공재료가 새집증후군의 주범인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70년대 오일쇼크로 정부에서 에너지절감을 위한 건물의 기밀 및 단열성능의 강화정책으로 실내자연환기량을 감소시킨 것도 새집증후군에 한몫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풍수지리사상과 음양오행에 의한 주거공간을 배치하고, 화학적 가공을 하지 않은 황토나 나무 등의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이루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통한 선조들의 우수한 주거환경 조성법을 오늘의 주택에 접목하여 겉모양보다 속이 꽉 찬 주택을 지어야 하지 않을까?

건축에 있어 자연의 경외감을 바탕으로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건축기능을 우선시하는 가치가 필요하다. 이제 에너지 효율·건강·자연자원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 자연건물(Natural Building)로의 건축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영남이공대 건축과 교수 이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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