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9일부터 한달 대구오페라축제

나의 문화수준 하이소프라노로

가을밤을 수놓을 오페라의 향연이 29일부터 한달간 일정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한꺼번에 세계적인 유명 작품을 여러편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오페라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장르다. 하지만 마니아들은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말한다. 상업적 오페라가 성행했던 17세기 이탈리아에선 '매일 공연을 보느라 가진 재산을 전부 날리고는 도박을 하고 구걸을 하는 남자들이 있어 그 아내들이 교황에게 오페라를 금지해달라고 탄원서까지 제출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선입견에 사로 잡혀 그동안 오페라 한편 보지 못했다면 이번 가을 축제에 참가해 문화수준을 업그레이드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오페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오페라란?

오페라는 음악은 물론 문학, 연극, 미술, 무용적인 요소 등이 함께 어울어진 종합무대예술이다. 오페라는 원래 대사에 음악을 붙인 것이며 음악은 독창과 합창 및 관현악으로 구성됐다. 독창은 등장인물이 맡고 목소리의 높이나 종류에 따라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베이스 등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인 오페라에서는 부르는 노래 하나 하나가 완결된 독창곡이 많으며 극중의 순서를 따라서 번호가 붙어 있는 것들도 많다. 독창자가 부르는 노래는 선율의 아름다움을 주로 한 아리아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부르는 레치타티보로 나뉜다.

◇오페라에도 규칙이 있다.

대부분의 오페라에서 주인공은 여자가 맡는다. 또 거의 모두 소프라노다. '아이다' '토스카' '투란도트' 등의 오페라 제목은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나비부인' '라 트라비아타' 등도 여주인공을 일컫는 제목들이다. 오페라는 모두 비극이다.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희생되며 그것은 죽음이다. 대단원은 프리마돈나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여주인공(소프라노)을 죽게 만드는 배후자는 바리톤, 테너는 바리톤에게 놀림을 당한다. 또 아리아가 불려지는 동안 오페라의 진행은 중단된다. 아리아는 연극의 독백과 다름 없다. 무대 위 다른 가수들은 듣지 못하며 오로지 관객들만 들을 수 있다.

◇재미있게 즐기려면.

오페라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온통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 뿐이다. 공연을 보기 전에 카탈로그나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주인공들의 이름, 줄거리, 등장인물의 처지를 먼저 조금 알아두면 무대에서 진행되는 상황이 당황스럽지 않을 것이다. 귀에 익숙한 노래일수록 공연장에서의 감동은 더욱 커진다. 공연전 음반을 사서 미리 작품을 감상해본다. 이 때는 전곡음반이 좋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되는 고전 오페라들은 거의 모두 CD로 구할 수 있다. 무슨 말인지 몰라도 무슨 내용인지를 안다면 원어를 감정의 표현으로만 짐작하며 들을 수 있다.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담고 싶다면 오페라 글라스를 준비해두는 것도 좋다.

◇이것만은 지키자.

꼭 정장을 입어야할까. 편한 복장이면 무방하다. 외국의 유명 오페라 하우스들도 요즘은 여행자 복장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R석에는 아직도 정장차림의 신사들과 보석, 향수, 파티의상 등으로 멋을 부린 부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지만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관객들도 많다.

공연중에 박수는 쳐도 될까. 공연중이라도 막이 끝날 때마다 갈채를 보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무대에 오페라 가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박수를 친다면 가수들이 긴장감을 풀 수 있어 더 좋은 연기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또 아리아, 중창 또는 합창이 끝날 때 등 중간중간 연주가 만족스럽게 느껴졌을 때도 박수를 칠 수 있다. 매우 감동한 경우에는 '앙코르' '브라보'등 목소리로 환호를 보내도 무방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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