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X파일'사건으로 낙마한 홍석현(洪錫炫) 전 주미대사 후임에 내정된 이태식(李泰植)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현직 차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주미대사를 꿰찬 케이스다. 1994년 박건우(朴健雨) 당시 외교부 차관이 주미대사로 발탁된 이후 처음이다.
주미대사는 우리나라 외교의 중심으로 불리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이른바'4강대사'중 가장 비중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동안 외교장관과 총리를 지내는 등의 초중량급 인사들을 임명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신임대사의 주미대사 발탁은 최근 몇년 사이 급속도로 변화된 한미관계의 연속성 및 관리 차원에서 외부 인사보다는 현안을 꿰뚫으며 실무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청와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이 대사가 2002년 차관보로 임명된 이후 2003년 주영대사, 2005년 1월 차관, 그리고 9개월 만인 이 날 장관급 자리인 주미대사로 승진하는 등 고속승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가 주영대사로 있을 때인 작년 12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시'지상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무리없이 업무를 추진해 청와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이번 발탁 배경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1998년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하면서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오스트리아 참사관을 지내면서 국제관계 시각도 넓혔으며, 특히 한미관계 변환점인 참여정부 기간에 차관보와 차관을 지내면서 그의 대미(對美) 관리능력은 인정받았다.
한미 경제관계도 정무에 못지 않다는 측면에서 그의 통상국장 경력도 주미대사임무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 약력 ▲경북 월성(60) ▲서울대 외교학과 ▲외시7회 ▲주미1등서기관 ▲동남아과장▲주오스트리아 참사관 ▲통상국장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차장 ▲주이스라엘 대사 ▲차관보 ▲주영국 대사 ▲차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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